달러-원 1,500원 저항선 되나…필요 조건은

2025.01.0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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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지난해 12월 원/달러 환율이 1,460원 안팎까지 치솟으면서 외환보유액이 환율 방어에 쓰였지만, 금융기관의 연말 달러 예수금이 많이 늘어난 덕에 전체 외환보유액은 줄지 않았다. 하지만 연말 기준으로는 2019년말 이후 5년만에 최소 수준으로 외환보유액 규모가 축소됐다. 사진은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2025.1.6 saba@yna.co.kr

달러-원 1,500원 저항선 되나…필요 조건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500원선에 대한 고점 인식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관세정책 우려가 남아있지만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환율 급등세는 숨고르기에 접어들었다.

7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새해 들어 레인지 장세를 보이다 전일 야간 연장거래 시간대에서 1,456.30원에 저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26일 1,455.20원에 저점을 기록한 후 5거래일 만이다.

달러-원 환율이 지난해 12월 27일에 한때 1,486.70원까지 오른 점을 고려하면 약 30원 정도 낮은 수준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 1,500원선이 저항선으로 자리를 잡을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다만, 환율 1,500원까지 도달 가능성이 아직 닫힌건 아니어서, 글로벌 달러 방향 전환, 국민연금 환헤지 물량,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 등이 확인될 필요가 있다.



◇글로벌 달러 방향 전환할까…트럼프·美지표 관건

글로벌 달러 방향은 새해 들어 더욱 중요한 변수다.

달러-원 환율이 전일 밤 1,450원대로 내렸는데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중요 수입품 대상으로 이뤄지는 보편적인 관세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의 영향이 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즉각 부인했다.

하지만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예전만큼 강하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불거지면서 달러화는 반락했다.

새해 들어 달러-원 환율 상승을 예상하던 주요 변수였던 무역전쟁의 약화 가능성은 달러 일변도의 흐름을 돌려세울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미국 고용지표 등 미국 경제가 둔화될 가능성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글로벌 달러인덱스는 108.27대에서 소폭 상승했다.

김준영 DS증권 애널리스트는 "고용의 균열이 확대되고 실업률이 상승함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도비시한 전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침체 수준의 붕괴는 아니겠으나 기존의 우리가 알던 지표 성장이 일시적으로 멈출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미 연준도, 트럼프 정권도 강달러를 선호하지 않는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연금 환헤지 물량 확인 필요

달러-원 환율 상승 속도가 가파를 때 외환당국의 매도 개입과 국민연금 환헤지 물량 유입 가능성은 주된 속도 조절 요인이었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 환헤지 물량이 확인되면 달러 매수세가 가라앉을 여지가 있다.

국민연금 환헤지가 본격화하려면 어느 정도 고점 인식이 뒷받침될 필요도 있다.

환율이 높을 때 향후 환율 하락을 대비하는 만큼 환헤지 이후 환율이 과도하게 높아지면 헤지 목적보다 개입 목적에 무게가 더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원 환율이 1,500원선에 근접하면서 최근 환율 레벨은 이미 환헤지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은행도 지난 2일 국민연금 환헤지 물량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최근 "환율이 외환시장 역사상 1,500원선에 도달한 사례는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단 두 번에 불과하다"며 1,500원 도달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국민은행은 글로벌 달러 강세와 원화 디스카운트에 따른 환율 상승, 외환당국 개입, 국민연금 환헤지 물량 출회 등에 따른 환율 안정 기대가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

달러-원 환율의 방향 전환이 일어나려면 국내 정치적불확실성 해소도 중요하다.

글로벌 달러 약세가 나타나더라도 국내 정치 불안이 장기화되면 원화 약세 압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의 '내란죄' 제외,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둘러싼 정치권의 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14일부터 탄핵 심판 정식 변론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신증권은 FX 월간전망 보고서에서 "달러-원 환율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결정할 것"이라며 "강달러 압력 완화에도 대내 정치 불안이 남아있는 한 달러-원 환율 하락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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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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