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2배 큰 브라질 채권 개미…손절이냐 물타기냐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브라질 채권 개미'가 지난해 한 해 동안 2배 급증한 가운데, 대부분 환차손·금리 상승 이중고로 큰 폭 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기준금리가 고점에 다가섰다면서 지난해보다 올해 국채 투자 환경이 더 나을 것이라고 봤다.
◇ '브라질 채권 개미' 급증했는데…지난해 대규모 손실
9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 채권 매수 결제 금액은 약 8천453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 4천250만 달러에 비해 2배 가까이 급증한 규모다.
브라질 국채는 10% 이상의 고금리로, 현금 흐름을 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렸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까지 가세하면서 수요가 확대됐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2023년 하반기부터 선제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지난해 상반기까지 기준금리는 13.75%에서 10.50%까지 인하됐다.
문제는 브라질 중앙은행이 하반기 들어선 인플레이션 우려로 재차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다는 점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금리를 200bp 가까이 인상해 현재 12.25%를 기록 중이다.
룰라 정부의 재정 건전성 우려로 헤알화 가치도 큰 폭 하락했다.
지난해 헤알화는 원화보다 약세 폭이 컸다.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헤알화는 지난해 원화 대비 가치가 10.43% 하락했다. 달러 대비론 21.53% 급락했다.
이에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면치 못했다.
브라질 국채는 이전부터 국내 투자자들이 자주 담아온 상품인데, 연간 수익률이 극단적인 경향이 있었다.
최근 10년간 브라질 국채 투자의 연간 수익률을 따져 보면, 10년물 기준 금리 하락과 원화 대비 헤알화 강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초강세' 경우는 10년 중 3년이었다.
금리 상승과 헤알화 약세가 동시에 나타났던 초약세 햇수는 10년 중 4년이었다.
예탁결제원
◇ 올해는 작년보다 나을 듯…"상반기 기준금리 인하할 것"
전문가들은 지난해보다 최근 환경이 좀 더 브라질 국채에 투자하기 적합한 환경이라고 봤다.
한 전문가는 최근 1년 만에 브라질 국채 매수 권고 의견으로 선회했다고 언급했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국채는 변동성이 커서, 남들이 다 할 때 투자하기보다 손실이 날 때 매수하는 '역발상' 전략이 합리적일 것으로 본다"면서 "지난해엔 매수를 권고하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1년 만에 매수로 의견이 바뀌었다"고 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오는 3월까지 200bp 수준의 추가 인상을 시사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지난해 12월 제시했는데, 이 이후 기준금리는 동결·인하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 것이다.
포워드 가이던스가 시사하는 14%대 후반의 기준금리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브라질 경제가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전날 발표된 지난해 11월 브라질 산업생산은 마이너스(-) 0.6%로, 2개월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도 밑돈 숫자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금리에 따른 총수요 둔화로 인플레이션의 빠른 안정과 1%대의 낮은 성장률로 오는 3월 이후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라면서 "과거 금리 동결 시, 장기 국채 금리는 향후 경기 둔화와 금리 인하를 선제적으로 반영하며 하락세를 보였다"고 했다.
그는 "고금리 영향으로 2025년 이후 성장률도 둔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전 연구원은 "올해 1~3월 사이에 기준금리가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고, 채권 투자 기대 수익률이 높아지는 국면일 것"이라면서 "15%에 가까운 기준금리는 브라질 경제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 정부가 아무리 재정을 써도 민간 신용이 위축되고 경기가 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이달 중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달러가 추가 강세를 시도하면서 신흥국 환율도 다시 한번 출렁일 수 있다.
달러인덱스는 미국 대선이 있었던 지난해 11월 초 이후 103대에서 최근 109대까지 레벨을 크게 높였다.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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