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말 한마디에 SKC 주가 '껑충'…유리기판 뭐길래

2025.01.10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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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말 한마디에 SKC 주가 '껑충'…유리기판 뭐길래

젠슨 황 만남 직후 "방금 팔고 왔다"

반도체 패키징 판도 바꿀 '게임 체인저'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방금 팔고 왔습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5'를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말 한마디로 '유리기판'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각) SK 전시관을 둘러보던 중 SKC[011790]가 만든 유리기판 모형을 들어 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얼굴에 미소를 띤 채였다.

최 회장의 말 한마디에 9일 SKC 주가가 급등했다. 장 중 한때 전일보다 23.04% 오른 16만6천600원까지 치솟더니 16만1천60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19.35% 상승이다. SKC 주가가 16만대에 올라선 건 작년 10월 이래 3개월 만이다.

CES SK 전시관 찾은 최태원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투심을 자극한 건 엔비디아 납품 가능성이다. 최 회장이 전시관을 찾기 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났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직후 가진 국내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황 CEO와) 어디서 어떻게 만났는지 말하기는 좀 그렇다"면서도 "오늘 만났다"고 했다.

최 회장이 유리기판을 팔았다고 언급한 대상이 황 CEO로 해석되며 매수세에 불이 붙었다는 얘기다. SKC의 유리기판이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의 공급망에 진입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면서다.

최 회장의 발언이 단순 농담인지, 실제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하지만 주가가 크게 움직인 건 시장에서 충분히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유리기판은 반도체 패키징 분야의 판도를 바꿀 차세대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소재다. 최 회장은 작년 7월 미국 조지아주 앱솔릭스(SKC의 유리기판 사업 자회사) 사업장 방문 당시 "앱솔릭스가 생산할 유리기판은 반도체 제조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SKC가 'CES 2025'에서 선보인 반도체 유리기판.

[출처:SKC]





통상 반도체 제조에는 플라스틱 기판이 주로 사용된다. 기판이란 반도체를 장착·연결하는 판이다. 하지만 플라스틱 기판의 경우 표면이 거칠어 미세 패턴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유리기판은 표면이 매끈한 유리를 사용해 초미세 회로 구현이 가능하고 대용량·고성능 칩을 설치해도 문제가 없다. 단일 장치 안에 많은 칩을 통합시켜 컴퓨팅 성능을 대폭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반도체의 퍼포먼스와 전력 효율, 성능을 대폭 개선하는 결과를 낳는다. 전체적인 패키징 두께가 얇아 AI 반도체의 효율을 높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이를 통해 수많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가 탑재되는 AI 데이터 센터의 크기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SKC에 따르면 유리기판 사용 시 반도체 속도가 기존 대비 40% 빨라지고 전력 소비량은 절반 이상 줄어든다.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유리는 데이터 손실이 적고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 패키징 기판으로서 가능성이 크다"며 "공정상 비용도 줄일 수 있어 유리기판의 미래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SKC는 지난 2021년 유리기판 사업을 추진할 자회사 앱솔릭스를 출범하고 미국 조지아주에 세계 최초의 유리기판 공장을 짓는 등 상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선 SKC 외에 삼성전기[009150], LG이노텍[011070] 등이 유리기판 개발에 팔을 걷은 상태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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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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