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씨티그룹은 올해 북해산 브렌트유의 평균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배럴당 76달러 선을 등락 중인 브렌트유의 하락세가 올해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10일 미국 씨티그룹의 리서치 부문 에너지 전략 책임자인 앤서니 위엔은 "유가 약세의 주요 원인은 공급 과잉"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가 감산을 지속하더라도 미국, 캐나다 등 비(非) OPEC+ 국가들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올해 전체 석유 공급은 수요를 초과할 것으로 분석된다.
위엔은 "지정학적 긴장은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과거에도 그랬듯 실제 석유 생산과 운송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원유 펀더멘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작다"고 덧붙였다.
위엔은 OPEC+가 향후 생산 전략과 관련해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OPEC+는 감산하든 증산하든 고통스러운 상황을 겪을 것"이라며 "가격 유지를 위해 추가 감산을 실시할 경우 OPEC+ 회원국의 정부 예산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원유 가격 수준이 크게 상승해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반면 증산으로 전환하면 유가가 60달러 이하로 떨어질 수 있어 OPEC+ 회원국 간 결속력을 위협할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은 미국 석유 생산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생산업자들은 주로 가격과 경제성에 따라 증산 혹은 감산을 결정하는데, 현재 가격 수준은 생산업자들이 시추와 생산을 더 늘릴 만큼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진심으로 미국의 석유 생산량을 늘리고 싶다면 에너지 가격을 올리거나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생산 비용을 낮춰야 한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에너지 가격 인하와 정부 재정적자 축소를 동시에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올해 석유 생산량은 계속 증가하겠지만, 앞으로 크게 늘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중국의 원유 수요는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중국의 LNG 수입도 올해까지는 견조하게 유지되겠지만, 그 이후에는 국내 생산 증가와 러시아, 중앙아시아의 파이프라인 등 다른 공급원의 영향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했다.
위엔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흐름에 대한 질문에는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미국은 예외가 될 위험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인프라 제약이라는 두 가지 이유로 미국의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성장은 크게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하면 화석연료 가격이 하락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향후 몇 년 동안 전기차로의 전환은 화석연료의 상승을 억제하겠지만, 유가의 장기적 흐름은 OPEC+가 생산량을 제한해 가격을 높게 유지할 수 있느냐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천연가스 가격은 "공급 증가보다 수요 증가가 더 커서 가격이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점쳤다.
그는 "천연가스 가격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날씨"라며 "올해 겨울은 지난 2년보다도 더 추울 것으로 예상돼 천연가스 가격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전했다.
ygjung@yna.co.kr
정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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