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등 구조화금융도 잡자'…리그테이블 1위 노리는 NH證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박경은 기자 = 그동안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구조화금융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NH투자증권이 달라졌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자금난에 허덕이는 기업들이 점차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각 기업 맞춤형 구조화상품을 제안하는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NH투자증권은 신디케이션본부 산하 구조화금융부를 신설했다.
신디케이션1부와 2부로 구성됐던 신디케이션본부에 글로벌신디케이션부와 구조화금융부를 추가했고 조직 규모도 40명 수준으로 확대했다.
기존에는 신디케이션1부와 2부가 각각 IB1과 2에서 진행한 딜의 세일즈를 맡았다. 회사채 ·여전채·사모사채· ABS 등의 세일즈는 신디케이션1부, 신디케이션 2부는 부동산·대체투자·인프라 등의 세일즈를 담당했다.
올해부터는 ABS 등 구조화금융을 전담하는 구조화금융부와 기업공개(IPO) 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글로벌 세일즈를 담당하는 글로벌신디케이션부를 별도로 신설했다.
구조화금융부는 공모 ABS, 사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자산담보부채권(ABB), 자산담보부대출(ABL) 등 공모·사모 구조화상품 구조를 설계하고 제반 발행 업무와 마케팅을 담당하게 됐다.
◇경기 침체 대비하는 NH증권의 IB 전략
NH투자증권이 구조화금융부를 부서 단위로 확대 개편한 건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자금조달이 시급한 기업에 시의적절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커버리지를 넓혀가기 위해서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시장 상황이 안 좋을수록 자금 조달 수단이 다양해지면서 구조화상품 수요도 늘어났다고 판단했다. 채권발행시장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울 경우 매출채권을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조달하곤 한다.
NH투자증권의 구조화금융부는 크게 세 가지 시장을 주력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NH투자증권이 주력하지 않았던 정책금융 성격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주관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첫 성과로 신용보증기금 P-CBO 주관사에 8년 만에 합류했다.
NH투자증권 IB1사업부 내 인더스트리본부가 담당하는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울 때 다양한 구조화금융 상품 중 그 기업에 맞는 해결책을 제안하는 사내 협업에도 힘을 준다.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대기업 납품 매출채권을 구조화하는 방법을 제안하는 식이다.
인더스트리본부의 고객 외에도 구조화금융부가 직접 카드사, 통신사, 항공사 등에 기업별 맞춤형 공모·사모 구조화상품 구조를 설계해주는 서비스도 주력할 계획이다. 카드사에는 공모 ABS, 통신사에게는 단말기채권유동화를 제안할 수 있다.
◇리그테이블 1등 탈환할까
이를 통해 NH투자증권은 리그테이블 1등을 공고히 하겠다는 포부다. 그동안 여전채 주관 1등을 차지하고도 ABS와 P-CBO 주관실적으로 인해 리그테이블 1등에서 NH투자증권이 아쉽게 밀려난 바 있다.
지난해에도 채권 주관 분야 1위는 KB증권이 차지했다. 12년 연속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총 50조4천628억원(은행채 제외)어치를 주관하며, 그 금액과 시장점유율 역시 전년 대비 늘었다.
2위인 NH증권은 지난해 총 43조8천766억원의 채권을 주관했다. 지난해보다 9조원 이상 주관 규모를 키웠다. 카드채만 보면 전 증권사 중 가장 큰 규모인 12조2천562억원을 도맡았다.
그런데도 전 증권사와 주관 금액을 비교한 비율은 소폭 하락했다. 1위와의 격차가 더 벌어진 상황이다.
ABS에서의 부진이 순위에 영향을 미쳤다. NH증권은 지난해 7천47억원의 ABS 발행을 주관했으며, 순위로는 7위다. KB증권이 3조3천648억원어치의 물량을 주관한 것과 비교하면 약 2조6천억원 정도의 차이가 발생한다.
일반회사채 주관 규모도 2023년보다 격차가 커졌다. KB증권과 NH증권의 일반회사채 주관 규모 차이는 5조2천억원가량인데, 2023년에는 이 차이가 약 8천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화금융은 자금 조달 수단 다변화 측면에서 필요하다"며 "이를 전문적으로 백업해주면 인더스트리본부도 기업을 상대할 때 또 하나의 무기가 더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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