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박경은 기자 = 연초 회사채 발행시장 분위기가 역대 최고 발행량을 기록했던 작년만 하진 않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드는 상황들이 펼쳐지면서 기업들이 금통위 결과를 지켜보고자 1월보다는 2~3월 발행을 선호하고 있어, 지난해만큼 바쁠 것이라는 예상과 다른 연초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16일 연합인포맥스 일자별 신규종목 현황(화면번호 4204)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일까지 총 1조5천521억원의 회사채가 발행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된 1조7천300억원보다 10% 줄어든 수준이다.
통상 퇴직자금 등 유동성이 밀려 들어오는 1~2월 회사채 발행량이 대거 몰린다. 금융지주사가 연례적으로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부터 LG그룹사와 같이 연초에 연간 발행을 몰아서 발행하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 수요가 더해진다.
특히 올해 1~2월은 작년보다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가 많았다. 올해 1~2월 만기도래 일반회사채는 19조7천759억원으로, 작년(15조1천443억원)보다 30% 많은 수준이다.
그런데도 1월 일반회사채 발행시장이 작년보다 한적한 건 한은 금통위를 대기하려는 기업들의 조심스러운 기조 때문이다.
DCM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11~12월 당시만 해도 1월에 딜이 지금보다 두 배는 더 나올 줄 알았다. 대다수 기업이 1월 발행으로 고민을 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설 지나고 재검토하자는 이야기가 많다"고 전했다.
현재 한국 금융시장은 금통위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결정 요인인 물가, 성장, 외환, 금융안정 등 4가지가 가리키는 방향이 상이하다.
계엄령 전까지만 해도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성장과 1,450원 안팎에서 머무는 비교적 안정적인 환율 상황으로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점치는 전망이 우세했다. 현재는 고물가, 가계부채와 함께 정국 혼란으로 환율이 1,480원을 돌파하는 등 불안정해지면서 동결 의견도 상당하다.
증권가에서도 1월 금통위를 바라보는 상반된 눈이 포착된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성장 둔화에 초점을 맞출 때로 판단하며, 1월 금통위에서 25bp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한다"고 판단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도 "국내 정치 불안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무한공항 참사가 11월 금통위 이후 고려해야 할 새로운 재료로 등장했다"며 "1월 금통위 기본 시나리오로 '25bp 추가 금리 인하와 동결 소수의견 2인 개진'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표면적인 요소들만 보면 1월 인하가 자연스러운 결정이지만, 기준금리를 3번 연속으로 인하해야 할 정도로 현재 경제가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는지는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며 "기준금리 동결 전망 유지와 함께 인하 소수의견 2명 출현을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