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키움증권과 토스증권의 양강구도를 위협하는 새로운 해외주식 강자가 나타났다. 수수료 전면 무료화를 내세운 메리츠증권의 최근 약진이 두드러진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 슈퍼365 계좌 내 해외주식 규모는 지난 20일 기준 1조3천700억원으로 집계됐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1월 18일부터 업계 최초로 내년까지 미국 주식 거래수수료와 달러 환전 수수료 전면 무료화를 선언하면서 고객을 대거 끌어왔다.
이벤트 시행 전날까지만 해도 900억원에 불과했던 해외주식 고객자산 규모가 14배 가까이 급증하며 매서운 유입세를 보였다.
2만3천200명에 불과했던 슈퍼365 고객 수도 이벤트 시행 후 두 달 만에 4배 가까운 8만6천700명으로 늘었다. 고객 유입 효과로 국내주식 고객자산도 9천100억원으로 덩달아 5천억원 넘게 늘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의 압도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한 메리츠증권은 최근 사업다각화를 위해 전통 기업금융(IB)과 함께 리테일을 강화하고 있다.
첫 번째 카드로 수수료 전면 무료화라는 강수를 뒀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다른 증권사에서 메리츠증권으로의 이동도 감지된다. 특히 온라인 특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주식 시장점유율 1위를 몇 년째 수성하고 있는 키움증권과 그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한 토스증권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한다.
지난해 3분기 해외주식 거래대금 기준 키움증권은 시장점유율이 20.4%로 업계 1위다. 그다음으로 삼성증권 14.9%, 토스증권 14.4% 등 순서였다.
저렴한 수수료를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늘려간 대표적인 증권사인 키움증권의 미국주식 기준 수수료는 0.25%지만, 정기적인 이벤트를 통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수료를 제공한다. 지난해 말에는 해외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 0.07%, 달러 환율 우대 최대 95% 혜택을 내걸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토스증권이 키움증권을 역전하는 수준까지 올라오며 상황이 달라졌다. 키움증권의 지난해 10월 한 달간 해외주식 체결 금액은 21조4천억원으로, 약 22조원을 달성한 토스증권에 처음으로 밀렸다.
키움증권과 토스증권 양강구도로 해외주식 시장 내 새 판이 짜진 것이다.
위기감을 느낀 키움증권도 재차 가격 경쟁에 돌입했다. 이달 9일부터 매월 해외주식 체결 금액 기준을 충족한 고객을 대상으로 최소 1만원에서 최대 50만원의 현금을 보상으로 지급하는 멤버십을 출시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미 낮아질 대로 낮아진 주식 거래수수료를 더 내리는 건 어렵다"며 "주요 다른 증권사들은 가격보다는 콘텐츠 등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