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우리·KB국민·농협은행서 3천875억 부당대출 적발

2025.02.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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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우리·KB국민·농협은행서 3천875억 부당대출 적발

우리은행만 2천334억…임종룡 취임후 1천438억 부당취급

우리·KB금융, 부실 숨겨 자본비율 산출…"10~20bp 하락 가능성"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을 상대로 실시한 정기검사에서 총 3천875억원에 달하는 부당대출을 적발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고가 발생한 우리은행에서 380억원의 부당대출이 추가로 적발되면서 부적절하게 취급된 대출만 2천33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에서도 상당 규모의 부당대출이 적발되면서 내부통제 부실에 따른 금융사고가 은행권에서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확인됐다.

◇임종룡 재임 중에도 부당대출 451억…국민·농협은행서만 1천541억

금감원은 4일 우리·국민·농협은행 등 3곳에서 총 3천875억원, 482건의 부당대출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에서만 총 2천334억원(101건)의 부당대출 있었는 데, 이중 손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은 총 730억원으로, 기존에 확인된 350억원 이외에 380억원이 추가로 나왔다.

730억원 중 451억원(61.8%)은 임종룡 회장이 취임한 2023년 3월 이후 취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중 절반 가량이 부실화 한 것으로 드러났다.

730억원 가운데 338억원(46.3%)이 부실 처리됐고, 임 회장이 취임한 뒤 취급된 부당대출 451억원 중에선 123억원(27.3%)이 부실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우리은행의 현 경영진이 취임한 뒤 취급된 부당대출 가운데 현재 정상여신으로 328억원 중에서도 향후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또 우리은행에서 본부장 3명, 지점장 24명 등 전현직 고위 임직원 27명이 단기성과 등을 위해 대출심사·사후관리를 소홀히 해 취급한 부당대출이 1천60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중 987억원(61.5%)은 임 회장이 취임한 뒤 취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에서도 각각 892억원과 649억원의 부당대출이 있었던 것으로 검사 결과 드러났다.

직원이 시행사와 브로커, 차주와 공모해 허위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감정가액을 부풀리는 식으로 과다 대출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차주 등으로부터 금품 1억3천만원을 수수한 정황도 확인됐다.





◇"우리금융, M&A 의사결정 절차 소홀"…건전성 타격

금감원은 검사결과 최고경영자(CEO)의 외형 확대 경영목표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하고 이사회 절차 등도 무시한 정황을 포착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경우 자회사 인수·합병(M&A)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리스크관리위원회가 개최되기도 전에 해당 안건을 이사회에 부의하기로 미리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식매매매계약 체결 당일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이사회를 불과 20분 간격으로 개최해 리스크관리위원회 심의 내용이 이사회 안건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 내규에 따르면 M&A 등 중요 경영사항을 추진할 때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받은 후 그 결과를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해야 하는데 이 절차 준수가 미흡했던 것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KB뱅크(전 KB부코핀은행) 등 해외 자회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 결정시 송금일 당일 아침에 이사회에 자금 송금 필요성만 우선 보고해 자금지원을 사실상 미리 결정하고, 사후적으로 리스크관리위원회를 개최해 국가별 익스포져 한도를 상향해 2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해외로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금융지주들이 부실 위험을 숨겨 리스크 측정을 한 탓에 자본비율 산출에서 오류점도 드러났다.

금감원은 부실 위험을 제대로 반영할 경우 우리금융과 KB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0~20bps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자본비율이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열위에 있는데도 주가지수옵션 거래 확대, 부실채권(NPL) 사업 확충 등 고위험 자산 위주의 투자성향을 지속한 반면, 그룹 전체의 리스크를 인식·측정·관리 업무는 미흡하다고 봤다.

농협금융은 단순자기자본비율이 전체 은행지주 중 최저 수준임에도 중장기 자본관리계획 등의 고려 없이 매년 대주주에 거액의 배당 등을 지급해 자체 위기대응 능력이 약화된 것으로 파악했다.

박충현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는 "부당대출 규모가 늘어난 것은 내부통제, 조직문화 등에 심각하게 많이 훼손돼 있다고 판단된다"며 "모든 의사결정은 이사회에서의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사회가 경영진을 견제하는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지적했다.





sg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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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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