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수익 쏠쏠"…산은·해진공, 4년간 HMM 배당금 1조 수령
HMM, 2021년부터 4년 연속 배당
양대 주주, 영구채 전환으로 주식 수 크게 늘어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HMM의 양대 주주인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최근 4년간 HMM에서 수령했거나 조만간 받을 배당금의 합이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곳간이 풍족해진 HMM이 4년 연속 현금 배당을 결정한 가운데 이들이 영구채 주식 전환 등을 통해 꾸준히 지분율을 높이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산은과 해진공은 오는 4월 마지막 영구채도 주식 전환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초 한 차례 실패를 겪은 매각 작업은 좀처럼 재개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12일 HMM[011200]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2024년 결산 배당금을 주당 60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달 발표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것이다. 배당금 총액은 5천286억원이다.
이로써 HMM은 지난 2021년(결산 기준) 이후 4년 연속 현금 배당을 실시하게 됐다. 2021년은 주당 600원, 2022년은 1천200원, 2023년엔 700원을 각각 주주들에게 돌려줬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연합인포맥스]
특히 이 기간 양대 주주인 산은과 해진공이 수령한 배당금이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4년 동안 받은 금액을 모두 합하면 1조원에 육박한 수준이다. 지난 2021년부터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기 시작, 보유 주식 수를 크게 늘린 결과다. 특히 2023년 영구채의 스텝업 시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며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산은과 해진공의 보유 주식 수는 2022년 말까지만 해도 각각 1억119만9천297주, 9천759만859주였다. 하지만 2023년 말 4천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6천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식으로 전환하며 1년 만에 주식 수가 각 1억주씩 늘었다.
지난해에도 각 9천600만주씩 증가해 산은의 보유 주식 수는 작년 말 기준 2억9천719만9천297주, 해진공은 2억9천359만859주가 됐다. 두 주주가 보유한 주식 수는 5억9천79만156주로, 발행주식총수(8억8천103만9천496주)의 67.06%에 달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보유 현금이 풍족해진 HMM이 과거 어려웠던 시절 발행한 영구채에 대해 매번 중도 상환을 시도했지만 양대 주주가 거부했기 때문이다. 배임 논란 등을 우려한 결과다.
실제로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021년 HMM의 3천억원 규모 CB를 주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전환하면 이익이고 이 기회를 포기하면 산은의 배임"이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이후 영구채 전환 시기가 도래할 때마다 가이드라인처럼 여겨지며 산은과 해진공이 전환을 택하는 근거가 됐다.
늘어난 주식 수는 고스란히 배당 수익 증가로 이어졌다. 산은은 HMM으로부터 ▲2021년 607억원 ▲2022년 1천214억원 ▲2023년 1천408억원을 각각 배당받았다. 해진공은 ▲2021년 586억원 ▲2022년 1천171억원 ▲2023년 1천383억원이다.
지난해 결산의 경우 오는 4월께 산은은 1천783억원, 해진공은 1천762억원을 배당받을 예정이다. HMM이 '깜깜이 배당'을 없애는 차원에서 오는 26일을 배당 기준일로 설정했지만, 산은과 해진공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연합인포맥스
이에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양대 주주가 수령하는 배당금을 모두 합하면 9천914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오는 4월 마지막 CB(7천200억원 규모)를 또다시 주식으로 전환하면 보유 주식 수는 더욱 늘게 된다. 두 기관 모두 7천200만주가 각각 추가돼 산은의 지분율은 36.02%, 해진공은 35.67%가 된다. 총 71.6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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