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이어지는 멀티플렉스업계…조달서도 드러나
CJ CGV, 단기자금 시장 활용 여전…롯데컬처웍스는 강제상환 회사채 발행
기발행된 신종자본증권에 재무부담 이어진단 의견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멀티플렉스 기업들의 실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자금 조달 시장에서도 온도차가 드러나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단기자금 시장을 찾거나 강제상환조항이 담긴 사모채를 발행하는 등 공모 회사채 발행 시장 참여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14일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통계(화면번호 4290)에 따르면 CJ CGV는 이달 들어 총 500억 원의 CP를 발행했다.
전일과 지난 10일에는 1년물 장기 CP를, 지난 12일에는 300억 원의 6개월 CP를 발행했다.
CP의 경우 수요예측 평판 리스크를 짊어지지 않고, 비교적 절차가 간편한 조달 수단으로 꼽힌다.
CJ CGV의 경우 이전과 비슷한 조달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난 2023년 말 2천억 원의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 이후 회사채 시장을 찾은 적은 없다.
지난해 3월 1천4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찍어 자본확충에 나섰고, 이후 단기자금 시장을 찾아 자금을 조달해왔다.
멀티플렉스업계 부진으로 지난해 실적 역시 예상치를 하회했다.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CJ CGV의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9천159억 원, 962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당기순손실로 34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7일 CJ CGV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9천579억 원, 영업이익은 759억 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보다 26.7%, 영업이익은 54.8% 늘었다. 당기순손실은 1천738억 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CJ올리브네트웍스 편입 영향 등으로 영업익은 개선됐으나, 흥행작 부족에 따른 영화시장 축소로 국내와 중국에서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사측은 설명했다.
롯데컬처웍스도 최근 강제상환조항이 담긴 사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 10일 100억 원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해당 회사채엔 신용등급이 하락하거나, 롯데그룹에서 제외되는 경우 강제 조기상환되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그간 사모 회사채 혹은 신종자본증권 위주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지난 2023년 2월에 발행된 사모 회사채에는 별다른 옵션을 갖지 않았다가, 당해 12월부터 강제 조기상환 옵션이 부여된 사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실적 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컬처웍스의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3천121억 원, 36억 원으로 나타났다. 직전 해 역시 당기순손실로 428억 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부채비율을 줄여나갔다.
CJ CGV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392%로 직전 해 말(1천122%)보다 크게 줄었다. 롯데컬처웍스 역시 622%로 2년 전(3천474%)보다 큰 폭으록 감소했다.
다만, 이전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던 터라 재무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않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CJ CGV의) 회계상 자본으로 인식되는 신종자본증권(9천112억 원) 규모 및 외부자금 조달 누적에 따라 증가한 금융비용 및 분배금 규모, 리스부채 상환액 등의 고정 지출 규모 감안 시 자체 현금창출력으로 확대된 재무부담을 완화시키는 데는 시일이 소요된다"고 분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컬처웍스의) 기발행 신종자본증권(3천500억 원)에 내재한 잠재적인 상환부담 등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의미 있는 재무구조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신종자본증권의 자본 확충효과를 제외할 경우 실질적인 자본잠식 상태"라고 짚었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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