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환-주간] 한숨 돌린 관세…단기 하단 테스트

2025.02.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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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환-주간] 한숨 돌린 관세…단기 하단 테스트

상호관세 부과 아직…자동차·반도체 관세 촉각

러·우 종전 기대 환율 하락 지지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이번 주(2월 17일~21일) 서울 외환시장은 미국의 관세 우려가 확대되지 않으면서 안도감이 이어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실제 관세 부과를 미루고 하나의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그동안 달러 강세를 견인해 온 동력은 떨어지고 있다. 아직 관세 발표가 끝나지 않았지만, 시장은 관세에 내성을 키우는 양상이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종전 협상이 시작한 점 등을 고려하면 달러-원 환율은 하락 압력을 받을 여지가 있다. 하지만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와 해외투자를 위한 저가 매수세는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트럼프발 관세 폭탄 (PG)

출처 : 연합뉴스 [윤해리 제작] 일러스트





◇ 상호관세 불확실성 해소…달러-원 눈높이 아래로

지난주 달러-원 환율은 주간 거래(오전 9시~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전주 대비 4.30원 하락한 1,44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점은 1,458.00원, 저점은 1,440.50원으로 변동 폭은 17.50원을 기록했다.

연초부터 달러-원은 5주 연속 하락했다. 다만 주간 하락 폭은 첫 주에 3.40원, 6.70원, 5.60원, 4.90원, 4.30원으로 점점 작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를 주시했다. 당초 월요일(10일)과 화요일(11일)에 발표하겠다고 했으나, 실제 발표는 목요일(13일)에 나왔다.

달러 가치는 관세 부과가 늦어지면서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는 주간으로 1.19% 하락해 106.785에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초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트럼프는 상호 관세 부과 결정이 담긴 대통령 각서에 서명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실제 부과 시점이나 폭을 언급하지 않았다. 시장은 협상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이에 달러-원은 안도 심리가 작용해 1,440원대에 진입했다. 다만 거래량이 많지 않았고 결제 수요가 레벨 하단을 제한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도 달러 가치를 지지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1월 CPI는 전월에 비해 0.5% 상승했다. 시장이 예상한 0.3% 상승을 웃돌았다. 근원 CPI도 0.4% 오르며 시장 전망치(0.3%)를 상회했고, 지난해 3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었다.

자동차 관세 검토하는 미국, 한국 자동차 업계 충격 예상

출처 : 연합뉴스





◇ 트럼프, 다음 관세 카드는…韓 영향권에 들어갈까

이번 주에 발표되는 경제 지표는 무게감이 크지 않다.

주 초반 일본의 성장률과 물가 지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제외하면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향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오는 4월 2일께 자동차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상호관세 발표 때 언급한 시한(4월 1일)을 고려하면 최대한 신속하게 관세를 발효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자동차 관세는 우리나라 수출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국은 미국에 366억 달러(52조8천억 원) 규모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수출량 기준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 금액으론 멕시코, 일본에 이어 세 번째다.

우리나라 수출이 관세로 타격을 입으면 국내 경제와 외환시장의 여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규모 개방경제 특성상 성장률 악화와 수출 감소로 인한 달러 공급 약화는 달러-원에 상승 요인이 된다.

또한 국내 정치 혼란으로 무역 협상이 지연되는 점도 변수다.

소재용 신한은행 S&T 부장은 "미국 정부가 관세 시행일을 뒤로 미루거나 검토 여지를 두면서 시장의 두려움은 줄어드는 양상이다"며 "다만 반도체와 자동차, 의약품에 대한 관세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데, 한국은 정상 간 소통 부재로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에는 환율이 하락할 여지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신정부 출범 후 첫 한미일 외교장관회의가 열렸다. 한미가 장관급 회의를 연 건 처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부터) (CG)

[연합뉴스TV 제공]





◇ 러·우 종전 협상 개시…유로화·증시 반등 주목

대외적 여건은 달러-원 하락에 우호적으로 평가된다. 관세 불확실성이 진정되는 국면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종전 기대감은 위험선호 심리를 지지한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러·우 양측 대통령과 연달아 전화 통화를 하고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개시했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종전 논의 과정에서 미국과 대화 채널이 될 고위급 협상단을 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반영해 지난주 유로화는 달러 대비 1.58% 급등했다. 캐나다달러가 0.62% 오르고, 엔화가 0.67% 하락한 것보다 강세가 두드러졌다. 원화는 0.84%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에서 유로화 비중이 가장 크고, 56.7%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한다면 달러-원에 하락 요인으로 직결될 수 있다.

이민혁 국민은행 연구원은 "이번 주 달러-원은 트럼프 이슈와 러·우 종전 협상 기대감이 제일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러·우 전쟁이 빠르게 종식되진 않아도 협상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있다면 유로화 강세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원화에 부정적인 뉴스가 나와도 환율은 1,450원대에 저항력이 작용했다"며 "관세 민감도가 약해지면서 좀 더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은 안보 지원의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희토류를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 측에 광물 협정을 제안했지만, 양측간 시각차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대내외 이벤트는

글로벌 금융시장은 주요 이벤트가 많지 않다. 오는 18일 호주중앙은행(RBA)의 기준금리 결정과 19일 미국 FOMC 의사록이 주목할 만하다.

17일은 일본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12월 산업생산이 발표된다. 미국 금융시장은 '대통령의 날'로 휴장한다. 캐나다도 '가족의 날'로 휴장한다.

18일은 중국 4분기 경상수지 잠정치와 캐나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공개된다. 미국에선 2월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나온다.

19일은 일본 1월 무역수지와 영국의 1월 CPI와 PPI가 발표된다. 미국 20년 국채 입찰도 예정돼 있다.

20일은 중국 인민은행이 대출우대금리(LPR)를 발표한다. 독일 1월 PPI와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공개된다. 미국 30년물 물가채 입찰도 예정돼 있다.

21일은 일본 1월 CPI와 영국 1월 소매판매가 나온다. 미국 2월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2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발표된다.

연준 관계자 발언도 이어진다. 17일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연설을 시작으로 20일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21일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연설이 예정돼 있다.

아울러 22일은 캐나다중앙은행(BOC) 총재가 연설에 나선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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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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