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銀, 지난해 2.7조 털었는데도 부실채권 4조 넘어
中企 고금리·고환율 직격탄 반영
환율변동 취약기업 신용위험 특별점검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IBK기업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고환율 직격탄에 주요 거래 중소기업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로, 다른 시중은행들과 비교해서도 부실채권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이에 기업은행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지속적인 부실채권 감축과 함께 조기경보 및 신용위험 특별점검에 나섰다.
다만, 경기 불확실성에 경제 상황이 쉽사리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중소기업의 연체율도 지속해 오르고 있어 건전성 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4조1천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의 3조1천910억원과 비교해 1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로만 보면 31.5%에 달한다.
전체 여신에서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1.05%에서 1.32%로 0.27%포인트(p) 급등했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3개월 넘게 연체된 여신을 뜻하는 것으로 통상 부실채권으로 분류된다.
고금리, 고물가, 경기침체 등으로 소상공인을 비롯한 중소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은행권의 고정이하여신 규모와 비율도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은행의 증가 속도는 상대적으로 가파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고정이하여신 합계는 3조9천490억원으로, 전년의 3조3천860억원) 대비 16.6% 증가했다.
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4대 은행의 합계보다 많아진 것이다.
국민은행이 1조2천589억원으로 11.3% 증가했고, 신한은행은 8천617억원, 하나은행은 1천20억원으로 각각 9.5%, 16.2% 늘어났다.
우리은행은 781억원으로 38.0% 증가했지만, 절대 규모 자체가 적어 증가율 자체가 유의미하진 않다.
기업은행의 부실채권이 빠르게 늘어난 것은 주요 대출 대상인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액은 2023년 1조4천863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539억원으로 38.2% 증가했다. 연체율도 0.64%에서 0.83%로 늘었다.
일단 기업은행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지난해 부실채권 2조7천240억원을 상·매각한 데 이어 조기경보와 신용위험 특별점검 등을 통해 부실채권 관리에 나선 상황이다.
신용위험 특별점검은 건전성이 취약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점에서 1차적으로 실태조사를 통해 신용위험을 점검하고, 이후 본부에서 심층점검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구조조정, 유동성 공급 등 후속 조치를 진행하게 된다.
특히 최근엔 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커진 만큼, 환율 변동성에 취약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신용위험 특별점검에 돌입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조기경보나 신용위험 특별점검을 통해서 선제적으로 건전성을 관리해 적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고 충당금 잔액을 고려할 때 손실흡수능력은 충분한 수준"이라며 "다만 테마성 신용위험 특별점검으로 환율 변동성이 워낙 심했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건전성에 취약하게 노출되는 업체들이 있을 테니 이를 대상으로 심층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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