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소비는 괜찮다지만…1월 내수 속보 지표 줄줄이 둔화
소상공인 체감경기 악화…온라인 매출 증가율도 큰폭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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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올해 1월 서비스 소비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속보 지표들이 전월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화 소비가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비상계엄 여파로 경제심리가 위축되면서 정책당국이 그나마 괜찮다고 진단한 서비스 소비마저 회복세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는 47.6으로 전월보다 6.1포인트(p) 하락했다.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집계한 것으로 기재부가 서비스업 생산 흐름을 실시간으로 판단하는 속보 지표 중 하나다.
기재부는 서비스 소비를 나타내는 공식 통계가 아직 없어 서비스업 생산을 서비스 소비 관련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1월 서비스업 생산을 가늠할 수 있는 다른 속보 지표도 대체로 둔화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온라인 매출액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5.4% 늘어 증가율이 전월(12.0%)보다 크게 낮아졌다.
고속도로 통행량 증가율도 3.5%로 전월(3.9%)에 비해 둔화했다.
차량연료 판매량은 작년 12월 1.5% 증가했으나 지난달에는 22.4% 급감하면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도 올해 1월 49만4천명으로 한 달 전보다 3만1천명 줄었다.
기재부는 이같은 데이터를 토대로 소상공인 체감경기 악화와 번호이동 감소 등이 1월 서비스업 생산에 부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정책당국은 소비 부진에 대해 설명하면서 서비스 소비와 재화 소비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재화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지난 2022년부터 3년 연속 감소하는 등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지만 서비스 소비는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소비에는 서비스와 소매판매가 있는데 회복이 서비스 소비부터 이뤄지고 있다"며 "소매판매는 내구재를 중심으로 아직까지 회복이 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서비스업 생산은 1.4% 늘어 내수 침체 속에서도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소비심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서비스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2월 전체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1.7% 늘었지만, 숙박·음식점업은 3.1% 줄었다. 2022년 2월(-6.0%) 이후 최대 폭 감소다.
연말 제주항공 참사 후 추모 분위기까지 더해져서 경기장, 골프장, 스키장, 테마파크 관련 업종이 포함된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도 6.9%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정치 불안으로 소비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소비 부진의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서비스 소비와 관련된 서비스업 생산 증가세도 저조하다"고 진단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국 불안으로 가계심리가 위축됐고 실업률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고용시장 둔화로 가계 구매력이 약해지면 수요 회복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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