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이 온다'…트럼프 車 관세에 비상 걸린 완성차 업계

2025.02.1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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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4월이 온다'…트럼프 車 관세에 비상 걸린 완성차 업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최정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부터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내 대관 업무를 강화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선 모습이다.

자동차 관세 검토하는 미국, 한국 자동차 업계 충격 예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자동차 관세는 4월 2일쯤 도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자동차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상대국들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미국은 기존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자동차 관세를 면제해 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배기가스 규제, 부가가치세 부과 등 비관세 장벽을 문제 삼으며 새로운 무역 조치를 예고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도 지난해 한국의 환경 규제가 미국산 자동차의 시장 접근을 어렵게 만든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어,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명분 삼아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추진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10% 정도의 관세를 예상하고 있다.

상호 관세에 근거하면 미국이 한국에 대해 자동차 관세를 높일 이유는 없다. 하지만, 무역수지 등을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 한국, 대미 자동차 수출 50조원 규모…직격탄 우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액은 366억달러(약 50조원)로, 전체 수출 품목 중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대미 수출 물량만 해도 100만대에 달해, 관세 부과 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대미 수출 비중이 큰 완성차 업계에서는 당장의 수익성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멕시코에 25%, 한국산 자동차에 10% 관세를 부과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은 각각 1조9천억원과 2조4천억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 GM 사업장은 존립 우려마저 나온다. 국내 생산의 90% 이상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미 수출은 지난해 42만대까지 늘었지만, 관세 부과 시에는 전략재정비가 불가피하다.



◇ 현대차·기아, 미국 내 생산 확대…대응책 마련 분주

현대차그룹은 선제적으로 미국 내 대관 업무를 강화하고,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관세 리스크를 줄이려 하고 있다. 현대차는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HMGMA)의 연간 생산능력을 110만 대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며, 기아 역시 미국 내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미 관세 협상에 대비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도 협의 채널 구축 중이다"며 "미국 정부의 새로운 정책과 고객의 수요에 맞춰 미국 생산거점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생산 비중을 조정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다만, 이에 대한 '풍선 효과'로 국내 완성차 생산량은 줄어들 우려가 크다. 이 경우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미국으로 부품을 수출할 경우 관세 리스크에 고스란히 노출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 공급망은 품질, 국가 간 물류비용, 관세, 기존 부품사와의 계약 등 복잡하게 엮여 있기 때문에 변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다양한 사업 전략을 내부적으로 수립 중"이라고 귀띔했다.

klkim@yna.co.kr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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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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