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고공행진 후속타…모기지 연체율 코로나 때보다 높아

2025.02.1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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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리 고공행진 후속타…모기지 연체율 코로나 때보다 높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지속하는 미국채 금리 고공행진에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자 부담에 허덕이는 대출자들의 연체가 쌓이고 있어서다.

15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모기지은행협회(MBA) 통계에서 연방주택관리국(FHA)의 모기지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11.03%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재향군인청(VA) 모기지 연체율은 4.7%로 조사됐다. 모두 코로나 이전 수준을 웃도는 수치다. 두 모기지는 공적 보증하에 신용등급 및 소득이 낮은 계층이 주로 이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저소득층을 충심으로 만연해지는 모기지 연체는 미국 경제가 유의할 부분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특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몇 년 동안 이어지는 고금리가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한다. '탄광의 카나리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하고 나서 자산 가격이 다소 올랐지만, 저소득 가구는 아무 혜택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금리가 내려오지 않았기에 차입 비용은 줄어들지도 않았고, 여전히 끈적한 인플레에 구매력은 잠식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작년 9월 이후 연준은 정책금리를 100bp 인하했다. 하지만, 모기지 금리를 선도하는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오히려 비슷한 폭으로 올라버렸다. 금리인하는 선반영했는데, 고용시장의 냉각이 생각보다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돼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최근에도 관세 정책 등으로 미국채 금리 고공행진을 유발하고 있다.

밴티지스코어의 리카르드 반데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봉이 15만달러가 넘는 소득자들의 각종 대출 연체율이 4만5천달러의 소득자들보다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며 "고소득 집단이 식료품 가격에 타격을 받지는 않아도, 각종 대출과 보험, 교육비 등에 허덕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체 계층의 모기지 연체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도 안심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미국 대도시의 80%에서 연체율이 높아지는 등 광범위하게 변하는 추세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ICE는 "최근에 모기지를 취급한 연체자들은 더 높은 금리로 초기에 연체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더 비싼 가격에 주택을 샀기에 자산 가격 상승도 느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전체 숫자는 더디게 변한다고 하더라도, 모기지 취급 시기별로 쪼개보면 낮과 밤의 차이처럼 매우 다른 역학 관계가 있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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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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