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위 다툼' SKT·KT…주주환원에선 "KT가 앞섰다"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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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국내 이동통신사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두고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 간 신경전이 뜨겁다.
공고하던 SK텔레콤의 1위 자리가 22년여 만에 흔들리면서 통신업계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올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기업가치 제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 주주환원에서는 KT가 SK텔레콤을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해 총 7천546억원을 배당했다.
이 회사는 매년 연결 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환원에 사용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4천390억원을 고려하면 당기순이익의 52%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지난 전년보다는 배당 규모가 소폭 감소했다.
지난 2023년 SK텔레콤의 당기순이익은 1조1천460억원이다. 같은 기간 배당 총액은 7천656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66%를 배당에 사용했다.
지난해 배당 비율이 줄어든 이유는 꾸준한 흑자 속에서도 통신 사업의 전반적인 정체,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이를 위한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등이 꼽힌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퇴직 프로그램 '넥스트 커리어' 격려금 최대 지급액을 종전 5천만원에서 최대 3억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이에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4분기 영업이익이 15% 가까이 감소하기도 했다.
향후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잉여금을 관리하고, 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지급된 지원금으로 주주환원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KT 역시 AI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위해 대규모 인력 재배치를 강행하면서 실적에 하방 압력이 됐다.
KT는 지난해 4분기 약 4천5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2천700명)과 인력이동(1천700명)을 단행했다.
이에 구조조정 비용 1조원이 반영되면서 4분기 영업이익은 6천55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KT의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3천465억원으로 전년 대비 70% 이상 감소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대규모 비용 집행에도 배당 총액을 늘리고, 자사주 소각 등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했다.
KT는 지난해 총 7천억원 이상을 주주환원에 사용한 곳으로 집계된다. 2천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4천900억원의 배당 총액을 합친 액수다.
지난 2023년 배당 총액이었던 4천829억원을 감안하면 주주환원 총액이 크게 증가한 셈이다.
KT는 SK텔레콤과 달리 별도 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 정책으로 하고 있다.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을 고려하면 사실상 배당이 불가능했던 실적이지만, 일회성 비용(1조원)이 없었다는 가정하에 4분기에도 배당을 결정했다.
SK텔레콤과 KT 간 배당 정책의 차이로 양 사간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그 추이와 환원에 대한 의지 등을 유추해볼 수 있는 지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당 정책 외에 수익성 개선이 향후 시가총액 확대로 이어지겠지만, 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에서 KT가 압도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면서 "1조원에 달하는 일회성 비용에도 배당을 늘린 것에서 환원 의지를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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