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에서 DOGE까지…美 기업들은 트럼프 정책 어떻게 볼까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미국 대형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인 '관세'와 '이민 규제' 등 신규 정책이 언급되는 비중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들 기업은 정책이 향후 사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산업용 저울과 실험실 장비를 제조하는 메틀러-톨레도(NYS:MTD)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관세와 관련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숀 바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의 핵심 시장과 글로벌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정학적 긴장이 여전하며, 향후 추가 관세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아직 실적 가이던스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출처: CNBC]
메틀러-톨레도뿐만이 아니다. CNBC 분석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에 포함된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서 트럼프 정책과 관련한 주제가 점점 더 빈번하게 언급되고 있다. 특히 올해 초부터 실적 발표에서 '관세'라는 단어는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빈도로 등장했다. 관세 외에도 '미국만(Gulf of America)'이나 '정부효율부(DOGE)' 같은 새로운 용어들이 실적 발표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다만, 실적 발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 자체가 언급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으며, CNBC가 분석한 실적 발표문에서 '트럼프'라는 단어는 대부분 동사(이기다, 능가하다 등)로 사용된 경우였다.
이민 정책도 기업들의 주요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동안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을 공약했으며, 이는 노동시장에 충격을 주고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S&P500 기업들은 실적 발표에서 이민자 추방과 관세를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스냅온(NYS:SNA)의 니콜라스 핀척 최고경영자(CEO)는 "기술자들의 일자리는 안정적이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이민 갈등, 인플레이션 등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밝혔다. AT&T(NYS:T)와 버라이즌(NYS:VZ), T모바일(NAS:TMUS) 등 주요 통신사들은 실적 발표에서 이민 감소가 특정 요금제 수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부동산 업체들 역시 이민자 감소가 주거 수요에 미칠 영향을 분석 중이다.
[출처: CNBC]
한편, DOGE는 연방 정부와 계약을 맺은 기업들 사이에서 주요 이슈다. 머스크가 정부 지출을 대폭 삭감할 방침을 밝힌 만큼 기업들은 연방 계약이 유지될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철강 및 보안 저장 시설을 운영하는 아이언 마운틴(NYS:IRM)은 머스크가 비효율적인 시설로 지목한 기업 중 하나였지만, 오히려 효율성 강화 정책이 사업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만(Gulf of Mexico)의 명칭을 '미국만'으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한 점도 일부 기업들에 영향을 줬다. 쉐브론(NYS:CVX)은 실적 발표에서 '미국만'이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했고, 엑손모빌(NYS:XOM)은 여전히 '멕시코만'이라는 명칭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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