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고수①] 트러스톤운용 하현진 "'핀셋'처럼 성장주만 골라 투자"

2025.02.1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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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 고수①] 트러스톤운용 하현진 "'핀셋'처럼 성장주만 골라 투자"

증시 부침 속 트러스톤핀셋중소형펀드 1년 수익률 30%↑

리서치·매니저의 공동 의사결정…"팀워크 최대 발휘"



[※편집자주 :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국장은 하는 게 아니다"라는 자조가 나옵니다. 무엇보다 부진한 수익률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수에겐 국장도 놀이터가 됩니다. 뛰어난 국내주식 운용 실력을 가진 '국장 고수' 4인을 인터뷰로 소개합니다.]

하현진 트러스톤자산운용 주식운용부문 AR본부장

[트러스톤자산운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대내외 악재로 증시 부침이 심했던 지난해는 '베테랑' 펀드 운용역도 견디기 쉽지 않은 한 해였다.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 기대감으로 상반기 5% 넘게 오르던 코스피는 8월 이후 경기침체 우려에 미 대선 전후 트럼프 트레이드 영향이 더해지며 고꾸라졌다.

연말에는 12·3 비상계엄 사태라는 예기치 못한 대형 이슈까지 터졌고 코스피는 전년 말 대비 '수익률 -9.6%'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여만 했다.

올해 코스피는 연초 대비 8%가량 오르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올렸지만,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 전쟁'에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치며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같은 변동장세에서도 최근 1년간 30% 이상의 수익률을 낸 공모펀드가 있어 눈길을 끈다.

2017년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출시한 트러스톤핀셋중소형펀드는 성장성이 높은 유망 업종과 지배구조 개선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코스피 중소형주와 코스닥 기업에 50% 이상 투자해 비교지수 수익률을 초과 달성하는 게 목표다.

설정규모는 62억원 수준으로 작지만, 14일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자펀드 기준)은 33.06%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12%)을 34.18%포인트(p) 웃도는 수준이다.

최근 2년, 3년 수익률은 각각 41.89%, 24.71%, 누적수익률은 51.46%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선 17.96%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 "성장 종목 찾아 선제 투자…기본 전략은 '바이 앤드 홀드'"

해당 펀드를 운용하는 하현진 트러스톤자산운용 주식운용부문 AR본부장은 1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펀드의 운용 철학은 '핀셋' 리서치를 기반으로 성장성이 유망한 업종에 선별 투자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지수 대비 수익률이 좋았던 인공지능(AI) 반도체·인프라, 조선, 전력기기, 방산 등의 업종을 골고루 담으면서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한 기대감만으로 주가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은 투자를 지양하고 기업의 내러티브와 펀더멘털(기초체력), 재무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있다"며 "성장성이 큰 종목을 선제적으로 찾아내 투자한 뒤 실적이 주가에 반영될 때까지 기다리는 '바이 앤드 홀드'(매수 후 보유) 전략을 가장 기본적인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러스톤핀셋중소형펀드는 벤치마크(BM) 복제율이 높은 다른 BM펀드와는 달리 30~40개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상대적으로 적은 종목에 투자하다 보니 펀드 운용의 첫 단추가 되는 종목 선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 본부장은 "코스피·코스닥 상장 종목 중 성장성이 큰 종목을 고르기 위해선 꼼꼼한 리서치는 필수"라며 "매일 아침 리서치 애널리스트와 펀드 매니저가 한데 모여 회의를 진행하는데 경제 지표, 경기사이클 분석을 통해 시장의 방향성과 기업의 투자매력도를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러스톤핀셋중소형펀드는 회사의 모델포트폴리오(MP)를 추종하진 않지만, MP 중에서도 좋은 종목이 있으면 아침 회의에서 나오는 내용을 참고해 포트폴리오에 반영하기도 한다"며 "섹터별 담당자들이 정보 공유를 수시로 할 수 있도록 체계가 잡혀 있어 리서치와 운용역 간의 팀워크를 최대로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운용 매니저 또한 좋은 종목을 발굴하기 위해 직접 기업 탐방을 가는 등 섹터 애널리스트로서의 역할도 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올해 성장 업종은 AI 소프트웨어·로봇"

하 본부장은 지난해 성과가 좋았던 업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편입 비중은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러스톤핀셋중소형펀드의 주요 편입 종목을 살펴보면 SK하이닉스·이수페타시스(반도체), LIG넥스원·한화에어로스페이스(방산), 한화엔진·한화오션(조선), 제룡전기(전력기기), 삼양식품(식품), 하이브(엔터) 등이 업종별로 골고루 포함돼 있다.

하 본부장은 "AI 성장 모멘텀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AI 하드웨어보다는 AI 소프트웨어 쪽으로 시장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어 관련 종목을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와 관련한 로봇 시장도 확대될 것"이라며 "다만 이익이 발생하기까지 최소 1년은 걸릴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매크로 환경이 부정적일 경우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당장 투자 비중을 확대하기는 조심스러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성장성이 유망한 종목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발굴하는 것도 트러스톤핀셋중소형펀드가 내세우는 차별점 중 하나다.

하 본부장은 "지난해 초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시행되면서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되는 기업이 서서히 나오고 있다"며 "대표적인 예가 은행주로, 강력한 지배구조 정책을 내놓으면서 지난해 대형주 중에서 은행주 수익률이 도드라졌다"고 말했다.

하 본부장은 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 올해에는 은행주보다는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오른 증권주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고 밝혔다.

그는 "증권사는 은행과 마찬가지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면서 배당수익률이 높아졌는데, 주가는 크게 오르지 못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담이 다소 해소되면서 향후 주가 흐름이 괜찮을 것으로 내다본다"고 설명했다.

하 본부장은 2007년 맥쿼리증권을 시작으로 파트너스그룹(Partners Group), 에벤투스파트너스, 페트라자산운용을 거쳐 2020년 트러스톤자산운용에 합류했다.

기업금융(IB), 사모펀드(PE) 투자 등의 경험을 두루 갖춘 그는 최근 침체된 공모펀드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수익률만이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 본부장은 "공모펀드 매니저의 인센티브를 강화해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우선돼야 한다"며 "공모펀드 시장이 상장지수펀드(ETF)나 패시브 펀드 증심으로 흘러가는 큰 흐름은 막을 수 없겠지만, 높은 수익률을 내는 액티브 펀드가 꾸준히 나온다면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d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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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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