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큰손 몰려든 HPSP 인수전, 이유는

2025.02.1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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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 큰손 몰려든 HPSP 인수전, 이유는

블랙스톤·KKR·칼라일·MBK 등 실사 진행

50%↑ 이익률에 재무구조도 탄탄…"FI 주도 시장 보여줘"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반도체 장비 기업 HPSP[403870] 인수전에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앞다퉈 참여했다.

독점적 기술력에 기반한 높은 이익률과 건전한 재무구조 등 PEF가 관심을 가질 만한 요소를 두루 갖춘 매물이란 평가와 함께 재무적 투자자(FI)가 주도하는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을 보여준다는 진단이 나온다.

HPSP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

[출처: HPSP]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PSP의 최대주주인 PEF 운용사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는 현재 UBS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보유 지분 약 40%에 대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블랙스톤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 MBK파트너스 등 내로라하는 국내외 PEF 운용사가 본입찰 전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기준 HPSP의 시가총액이 약 2조7천억원임을 감안하면 최종 거래 규모는 1조원 중반대 이상으로 예상된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가 HPSP 보유 지분 매각을 진행하고 있으며, 상반기 본입찰을 거쳐 연내에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PSP 지분 인수전에 국내외 주요 PEF 운용사가 뛰어든 이유로는 먼저 회사가 확보한 경제적 해자가 꼽힌다.

HPSP는 사명(High Pressure Solution Provider)이 뜻하는 것처럼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를 제조해 판매하는 회사다.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는 반도체 회로 패턴 미세화에 따라 발생하는 결함을 해결해주는 열처리 장비다.

주요 고객사는 TSMC와 인텔,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유수의 반도체 제조사다.

HPSP는 지난해 11월 공시한 작년 분기보고서에서 "당사는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고압 어닐링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며 "당사의 제품은 보고서 제출일 현재 경쟁 제품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술 독점은 뛰어난 수익성으로 이어졌다. HPSP는 2023년 매출 1천791억원과 영업이익 952억원으로 영업이익률 53%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영업이익 582억원을 올리며 50% 이익률을 넘겼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HPSP가 내년 매출 2천억원, 영업이익 1천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고객인 반도체 제조사의 시설투자(CAPEX) 감축 가능성은 위험 요소로 꼽힌다.

건전한 재무구조도 장점이다.

HPSP는 높은 이익률에 기반해 낮은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0%였다.

이는 기업을 인수하는 PEF 입장에서 주주환원을 늘려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여력이 넉넉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HPSP 이사회는 지난 13일 주당 600원, 총 482억원의 결산배당금 지급을 결의하기도 했다. 예상되는 작년 순이익의 60% 수준으로 높은 배당성향이다.

아울러 이번 HPSP 딜이 전략적 투자자(SI)보다 재무적 투자자(FI)가 존재감을 드러내는 최근 M&A 시장의 단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 사정이 어렵지만 FI는 드라이 파우더(미소진자금)가 넉넉하다"며 "웬만한 대형 M&A 건은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PEF 운용사들에 인수 제안이 가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 2017년 풍산[103140]의 장비사업부문을 사들여 HPSP를 세웠다.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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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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