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달러-원 하단…저점매수 유인은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글로벌 달러 약세에도 추가 하락 시도가 제한되고 있다.
역사적인 고환율에 해당하는 1,400원대 환율이 3개월 가까이 지속하는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 재료가 하단을 떠받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서울 환시에 따르면 최근 달러-원 환율은 3거래일 연속 1,440원대 종가를 기록했다.
글로벌 관세 우려가 진정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감이 작용했지만, 달러-원 하단은 견고한 모습이다. 일별로 하락 폭은 지난 13일 5.90원, 14일 4.00원, 17일 1.80원으로 축소했다.
주요 통화와 비교해도 원화 강세는 제한적이었다.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원화는 해당 기간 달러화 대비 0.97% 절상됐다. 반면 유로화는 1.27%, 엔화 1.28%, 호주달러 1.24%씩 강세를 기록했다. 역외 위안화(CNH)도 0.90% 절상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의 저점 매수세가 강하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먼저 달러-원 환율 눈높이가 올라간 점을 들었다. 달러-원이 1,400원대를 웃돈 지 3개월 가까이 됐다.
국내 정국 불안 여파가 겹치면서 작년 12월 달러-원은 1,486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환율 상승세는 진정됐지만, 연고점은 지난달 1,474원이었다.
현재 환율이 1,440원대면 상당 폭(30원가량) 내려왔다는 저점 인식이 생길 수 있는 수준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는 "시장에 환율이 더 빠질 거란 확신이 별로 없다"며 "환율이 계속 내려오다가 막히는 패턴을 반복하면서 1,440원~1,450원대 박스권 인식이 있다. 이 경우 수출업체는 굳이 하단에서 매도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은행의 한 딜러는 "이번 주에 큰 이벤트가 없다"며 "글로벌 재료 자체는 환율 상방보다는 하방을 가리키나, 지금 레벨에 수급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 주(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달러-원 하락에 부담 요인이다. 이달 금통위의 금리 인하 기대가 큰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금리 인하에 속도 조절을 시사하고 있다. 향후 금리 전망에 따라 원화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다른 은행 딜러는 "다음 주 금통위가 있어, 저가매수가 1,440원대 초반에서 계속 유입한다"며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자체보다는 총재 기자회견에서 추가로 완화적인 발언이 나올 경우 (원화 약세) 경계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1,430원대로 확 뚫고 내려갈 재료가 없다면 금통위까지 하락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이다. 국내 증시가 반등했지만, 외국인은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다. 이번 달 외인은 코스피를 1조 원 넘게 팔고 있다.
양방향 수급이 팽팽한 상황에서 커스터디 물량은 하단을 견고하게 할 수 있다.
은행의 딜러는 "국내 주식은 강세로 달리는데 원화도 따라갈지 의문이 든다"며 "외국인은 이를 차익시현 기회로 대응하는 것 같다. 오히려 뉴욕증시가 다시 고점에 근접해 (코스피는) 따라가기보다 레벨 부담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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