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美日 뛰어넘은 유럽증시…"트럼프 관세 영향 제한적+종전 기대"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유럽 증시가 올해 들어 미국과 일본 증시를 뛰어넘는 성과를 보이고 있어 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위협하고 있지만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는 데다 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한 중동 정부계 펀드의 유럽 투자 담당자는 "올해가 정말 유럽 주식의 해가 될지 주목된다"며 "밸류에이션이 저렴한 국면이 있지만 몇번이나 기대는 배신당해왔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금융기관과 미디어와의 미팅을 거듭한 후 유럽 주식에 대한 자산 배분을 진행하기로 했다.
유럽의 대표 주가지수인 유로스톡스600 지수는 13일까지 4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4일 기준으로 지수는 작년 말 이후 약 9% 올랐다. 미국 S&P500 지수(4% 상승)와 일본 닛케이 지수(2% 하락)를 웃도는 성적을 나타냈다.
2023년과 2024년 성적은 최하위권이었다. 인공지능(AI)과 관련해 주가를 견인할 종목이 부재해 오랜기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지만 올해 들어서는 긍정적인 서프라이즈를 나타내고 있다고 매체는 평가했다.
미국의 관세 위협에도 투자자들이 낙관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주가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미국발 관세가 위험이 두려워서 아무도 말하지 않는 '방안의 코끼리'와 같지만 "기업 실적에 대한 악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상대국에 같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 관세' 도입을 지시했다. 유럽연합이 미국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품목은 생활필수품과 자동차, 화학 분야로, 유로스톡스600 종목 시가총액의 약 30%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또 미국이 유럽에 일률적으로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 유로스톡스600 종목의 평균 20%를 차지하는 미국 매출이 같은 수준으로 감소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주당순이익(EPS)이 최대 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유로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어 악영향을 완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로 협의해 종전 협상 개시를 합의했다고 공표했다. 골드만삭스는 우크라이나 종전이 현실화될 경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낙관적인 시나리오 하에서는 0.5%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재개해 가스 가격이 50% 이상 하락하면 물가 둔화로 개인 소비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금융환경 개선, 소비자심리 회복, 우크라이나 인프라 재건 등도 경제 성장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니혼게이자이는 관세가 예상 이상 수준이 되거나 종전이 현실화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유럽 주식이 휘둘리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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