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가계신용, 증가폭 줄어…거시건전성 정책 영향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지난해 4분기 전체 가계신용(빚)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꺾이는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의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4/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천927조3천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3조원 증가했다.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큰 규모를 지난해 2분기부터 매분기 경신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3분기에는 18조5천억 원 증가를 나타낸 바 있는데, 이보다는 증가폭이 축소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가계신용이 작년 중 41조8천억원 늘어 전년 말 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1년(7.7%)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가계대출 잔액은 1천807조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0조6천억원 증가했다. 이 역시 전분기(+16.7조원) 대비 증가폭은 축소됐다.
판매신용 잔액은 120조3천억원으로 2조4천억원 증가했다. 연말 신용카드 이용규모가 늘어난 영향이다.
상품별로는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주담대 잔액은 1천123조9천억원으로 전기 대비 11조7천억 원 증가했다. 전분기(+19.4조원) 대비 큰 폭 축소됐다.
주택매매 거래가 감소하면서 주담대의 증가폭이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분기 4만6천호로, 전분기(7.4만호) 대비 상당히 줄었다.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의 경우도 4분기 11만4천호로 전분기(14.2만호) 대비 축소됐다.
김민수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지난해 9월에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등 거시건전성 정책과 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 관리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이 4분기 들어서 빠르게 안정됐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연간으로 살펴봐도 작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명목 GDP가 전년 동기 대비 6% 이상 성장하고 있어, 가계부채 비율은 3년 연속 하향 안정화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며 "이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가계부채 비율의 점진적인 하향 안정화 목표와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올해의 경우도 가계대출이 안정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 팀장은 "올해에도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등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지속할 예정"이라며 "당분간 가계부채의 안정화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다만 은행의 연초 영업 재개로 대출관리가 다소 완화된 점과 통화정책 기조 전환 등으로 대출금리가 하락하면 부동산 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가계부채 상황을 경각심을 갖고 모니터링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증권사 신용공여액 감소 등에 기인해 1조2천억 원 줄어든 683조1천억 원을 기록했다. 전분기(-2.7조원)보다 감소세가 축소됐다.
창구별로 살펴보면 예금취급기관 가운데 예금은행 가계신용 잔액은 전분기 말 대비 6조9천억원 증가한 966조1천억원이었다.
전분기의 22조7천억원 증가에 비하면 증가세가 큰폭 축소됐는데, 이또한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축소됐다.
주담대 증가폭은 7조3천억원으로 전분기(+22.2조원) 대비 크게 줄었다.
예금은행 기타대출은 4천억원 줄어든 238조2천억원이었다. 3분기 만에 감소 전환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신용 잔액은 6조원 늘어난 310조3천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10분기 만의 증가 전환이었다.
김 팀장은 "은행권의 연말 대출 관리 기조로 인해 대출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이동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비은행권의 경우 지난 3년간 계속 자산건전성 강화를 위해 대출을 많이 줄여왔고, 작년 연간으로도 대출 잔액이 감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기타금융기관 등은 2조4천억원 감소한 530조6천억 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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