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국회 기재위에서 정치적 중립성 질타 받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정치적 발언에 대해 질타받았다.
박 의원은 이 총재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와 관련해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총재는 "당시 국무총리 탄핵 이후 국제사회와 신용평가사를 중심으로 탄핵에 대한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국무위원들이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정치적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정치 관여로 오해될 수 있다"며 한국은행법 제3조(한국은행의 중립성)와 제19조(정치활동의 금지) 규정을 언급하며 이창용 총재의 정치적 중립성 준수를 촉구했다.
다만 이 총재는 "그러한 우려를 잘 이해하고 있다"며 "계엄 사태 이후 한 달을 제외하고는 재정 관련 코멘트도 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계엄 사태가 끝나고 우리나라에 심각한 변화가 있을 때 경제 운영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위험을 무릅쓰고 발언했다"고 부연했다.
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헌법재판관 임명이 논란이 됐고 당시 민주당은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대했다"며 "여야 합의가 안 된 후보는 임명해서는 안 되고 대행의 대행이 할 수 있다는 주장은 난센스"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총재는 "고견을 잘 참고하겠다"면서도 "헌재재판관 임명에 관해 얘기한 것이 아니라 총리 탄핵 이후 나라의 수장(commander in chief)이 흔들려서는 경제체제가 유지될 수 없다는 취지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월권적 행위에 대해 옹호하고 편들었다"고 재차 지적했으며 이 총재는 "그렇게 해석될 수 있지만 결정 자체가 아니라 국가 지도부의 안정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어 송언석 기재위원장도 "한국은행의 독립성과 중립성 유지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이 수십 년간 노력해 왔다"며 "총재가 정치적으로 오해할 수 있는 발언을 이어가며 한국은행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송 위원장은 "한국은행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앞으로도 더 강화할 수 있도록 언행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으며 이 총재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올해 초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한 일부 국무위원의 반발에 대해 "고민 좀 하고 이야기하라"고 비판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국회 본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5.2.18 ond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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