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태우 하나운용 대표 "TDF·ETF로 퇴직연금 '선봉장' 설 것"

2025.02.19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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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태우 하나운용 대표 "TDF·ETF로 퇴직연금 '선봉장' 설 것"

"퇴직연금 상품 라인업 확대…하나금융그룹과 시너지 극대화"

"TDF 성과 자신…올해 ETF 점유율 톱5 위한 기반 다진다"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하나자산운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하나증권과 스위스 금융그룹 UBS와의 합작법인으로 탄생한 하나자산운용은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이면서도 대형 퇴직연금 사업자 지위에 있는 하나은행의 후광을 받지 못했다.

하나증권이 2017년 7월 합작 관계를 종료하겠다고 밝혔지만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이 지연되면서 회사는 경영 유인이 없는 UBS 체제에서 경쟁력을 잃어갔다.

2023년에 이르러서야 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이 떨어졌고 그해 10월 하나자산운용은 사명에서 'UBS'를 떼고 하나증권의 100% 자회사로 탈바꿈했다.

하나자산운용의 출범과 동시에 회사의 수장을 맡은 김태우 대표는 매해 급성장하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좋은'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하나금융지주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 "EMP 운용 역량은 이미 입증…TDF 성과 자신한다"

김 대표는 1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나은행이 은행·증권·보험 등 전 업권에서 퇴직연금 사업자 1위에 오를 수 있도록 하나자산운용이 그 선봉에 설 것"이라며 "하나금융그룹의 위상 제고를 위해 좋은 퇴직연금 상품을 공급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출시한 '하나 더넥스트' 타깃데이트펀드(TDF)는 김 대표가 절치부심하고 만든 퇴직연금 상품이다. 제대로 된 자사 퇴직연금 상품이 없어 다른 운용사의 상품으로 채운 하나은행의 판매 라인업을 보고 TDF부터 서둘러 갖춰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TDF는 글로벌 주식·채권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글라이드패스(자산배분곡선)에 따라 자산배분을 수행하는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로, EMP 운용역량에 따라 성과가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자산운용은 2조원 규모의 EMP를 운용 중인 데다가 작년에는 국내 최초로 한국투자공사(KIC)의 EMP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며 "EMP 운용 역량이 입증된 만큼 TDF는 잘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확신대로 하나 더넥스트 TDF의 6개 빈티지(2030·2035·2040·2045·2050·2055)는 18일 기준 누적 수익률(C-f클래스 기준) 8~11%를 기록하며 각 빈티지에서 수익률 1위를 달리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 퇴직연금 시장이 적립금 400조원대로 커진 가운데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 성장세가 가팔라 TDF 상품이 더 중요해졌다"며 "TDF를 선제적으로 출시한 상위 5개사가 전체 시장의 86%를 차지할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지만, 최고의 수익률로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나자산운용은 지난해 TDF와 함께 외부위탁운용관리(OCIO)자산배분 펀드를 출시했고 올해는 타깃인컴펀드(TIF)를 추가로 선보이면서 연금 시장 내 다양한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 "ETF 점유율 톱5 진입 위한 기반 다질 것"

지난해 '1Q'로 ETF 리브랜딩을 단행한 하나자산운용은 올해도 ETF 사업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김 대표는 최근 김승현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컨설팅담당을 ETF·퀀트솔루션본부장(상무)으로 영입하고 김 본부장을 중심으로 운용, 상품전략, 마케팅 등 관련 비즈니스를 총괄할 수 있도록 조직을 정비했다.

하나자산운용은 2023년 1월 1Q K200액티브를 첫 상품으로 선보이며 ETF 시장에 진출해 현재 9개 상품을 운용 중이다.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금융 시장에서의 기존 강점을 살려 1Q 단기금융채액티브, 1Q 머니마켓액티브 등을 출시했고 18일 기준 순자산 1조3천669억원으로 ETF 점유율 9위(0.72%)에 자리하고 있다.

김 대표는 "ETF는 향후 자산운용업 성장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당장의 ETF 점유율 순위 상승에 연연해하기보다는 올해는 향후 톱5 진입을 위해 기반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퇴직연금에서 ETF 투자가 많이 늘어난 만큼 개인 투자자들이 원하는 상품 라인업 확대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연금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미국 대표지수 ETF를 비롯해 인공지능(AI)·반도체·우주항공과 같은 성장 테마, 월배당 상품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에 강점으로 내세운 채권형 ETF 등을 기반으로 경쟁사에는 없는 차별화된 ETF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국내 도입은 아직 안됐으나 성장성이 보이는 버퍼 ETF, 가상자산 ETF에 대한 연구도 꼼꼼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하나자산운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리빌딩 끝낸 하나운용…"투자자 사로잡겠다"

김 대표는 1993년 하나은행에 입행해 주식·채권운용을 담당하다가 2000년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적을 옮긴 뒤 스타 펀드 매니저로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피델리티자산운용에서 한국 주식투자부문 대표를 맡았고 2016년부터 2023년까지 다올자산운용의 대표를 지냈다.

하나자산운용 대표 선임 당시 23년 만에 '친정'(하나금융그룹) 복귀로 이목을 끌었던 김 대표는 최근까지도 프라이빗뱅커(PB) 대상 투자 세미나에서 회사 상품을 직접 소개하는 등 펀드 매니저의 본능을 잃지 않았다.

임기 2년의 반환점을 돈 김 대표는 "지난 1년은 직원들과 맞춰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익숙함과의 결별은 불편함이었지만, 발전을 위해 그 불편함을 견뎌준 직원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취임 직후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방침에 따라 성과 체계를 개편하고 금융지주 계열 운용사로서 필요한 각종 내부 규정이나 지침을 새롭게 만들었다.

리빌딩을 마쳤으니 도약만이 남았다. 김 대표는 "대표 면접을 볼 때부터 나의 바람은 하나금융그룹이 퇴직연금 사업자 1위로 도약하는 데 보탬이 되는 것이었다"며 "획기적이고 안정적인 상품을 공급해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밝혔다.

d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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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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