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한 경영 여건에…LG엔솔·삼성SDI, 이사 보수 한도 낮춘다

2025.02.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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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한 경영 여건에…LG엔솔·삼성SDI, 이사 보수 한도 낮춘다

지급 한도 20억 감액…이사 수는 작년과 동일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전기자동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장기화와 트럼프 2기 출범 등으로 커진 불확실성이 국내 배터리 기업 경영진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대표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SDI[006400]가 올해 이사 보수 한도를 전년 대비 최대 20%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는 올해 경영 여건이 예년 대비 악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최대한 보수적으로 각종 비용을 집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둘러보는 참관객

[연합뉴스 자료사진]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다음 달 20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개최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 이사 보수 한도를 60억원으로 설정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이사의 수는 작년과 동일한 7명(사외이사 4명)이지만 최고 한도를 80억원에서 20억원 낮춘다. 지난해 실제 지급한 보수총액이 50억9천400만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타이트하게 설정한다고 볼 수 있다. 통상 기업들은 임원 보수 한도를 실제 지급할 금액에 딱 맞춘다기보단 여유 있게 설정해두는 편이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이사 직급 구성의 변화와 경영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기 대비 20억원 감액한 60억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지급된 보수총액에 대해 "재임 이사와 2024년 3월 퇴임한 사내이사 1인에게 지급된 보수"라며 "해당 금액에는 2024년 보수와 2023년 성과에 따른 성과급이 포함됐고, 퇴직금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퇴임 사내이사 1명은 권영수 전 부회장을 일컫는다. LG에너지솔루션 이사진은 2023년 말 기준 대표이사였던 권 전 부회장과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CFO), 권봉석 ㈜LG COO(부회장)를 비롯해 박진규·신미남·여미숙·한승수 사외이사 등 총 7명이었다.

작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김동명 사장(대표이사)이 합류했고, 권 전 부회장은 물러났다. 나머지 이사진은 그대로다. 회사 측의 설명은 권영수 전 '부회장'에서 김동명 '사장'으로 이사 직급이 낮아졌고, 경영 여건도 악화해 보수 지급 상한을 하향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삼성SDI 이사 보수한도 조정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SDI도 비슷하다. 지난해 120억원이었던 이사 보수 한도를 올해는 100억원으로 20억원 낮춰잡았다. 다음 달 19일 정기 주총에서 해당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장기성과보수(25억원)는 그대로 두되, 일반보수를 기존 95억원에서 75억원을 감액한다. 이사회 멤버 수는 7명으로(사외이사 4명) 작년과 동일하다.

삼성SDI의 경우 지난해 대표이사였던 최윤호 사장이 삼성전자 경영진단실로 이동하고 삼성디스플레이를 이끌던 최주선 사장이 대표이사에 내정돼 이사회 합류를 앞둔 상태다. 직급은 두 사람 모두 '사장'으로 똑같다. LG에너지솔루션과 달리 직급 변화에 따른 감액은 아니란 얘기다.

이에 대해 삼성SDI는 "이사 보수 한도는 연봉과 경영실적에 따른 성과급, 사내이사 전원이 일시에 퇴직할 경우를 가정한 퇴직금 등 보수로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비용을 예상해서 산정하기 때문에 변동 가능성이 있다"며 "경영 상황 악화뿐 아니라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실제 지급된 보수총액이 55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한도 역시 충분히 넉넉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배터리 사들은 올해 지정학적, 정책적 불확실성 등으로 배터리 시장의 가시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투자 등 각종 비용 줄이기에 나선 상태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회복이 더딘 상황에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와 보조금 축소 등 각종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창실 CFO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단기적으론 투자 효율 및 비용구조 개선, 원가절감,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에 집중하며 고객 수요 회복에 대비할 것"이라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캐팩스(설비투자) 규모도 작년보다 20~30% 줄이기로 했다.

김윤태 삼성SDI 경영지원실 부사장 역시 "전방 수요 불확실성이 커 시장 상황을 고려해 투자 계획을 재점검하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기조하에 투자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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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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