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고난도 상품' 거점 점포서만 팔게 한다…당국, 내주 발표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금융당국이 대규모 손실 사태를 냈던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판매의 제도개선 방안을 내주 발표한다.
금융당국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는 인력·전문성을 갖춘 소수 거점점포로 한정하고, 일반 금융상품은 은행 창구를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거점점포의 적정 규모를 두고는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막판 조율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H지수 ELS 사태 관련 제도 개선책'을 내주 중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금융당국 내에선 ELS 손실 시점과 이후 공청회 스케줄 등을 고려해 이번주 중 관련 내용을 밝히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거점점포 규모와 세부 소비자보호 절차 등에 대한 추가 조율이 필요해 내주 발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해 초 H지수 ELS의 대규모 손실 사태가 본격화했던 점을 고려하면 제도개선 방안은 1년 만에 나오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진행한 공청회에서 ELS 제도개선 방안을 '전면 판매금지'와 '거점점포 한정', '은행 내 창구 분리' 등 3가지로 압축한 바 있다.
이후엔 공청회 과정에서 거의 지지가 없었던 '은행 내 창구 분리' 방안을 제외하고 '전면 판매금지'와 '거점점포 한정' 방안을 장단점을 분석하는 데 주력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학계와 연구기관, 금융투자업계,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과의 추가 논의를 통해 거점점포에서만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하는 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판매를 위한 조건을 선제적으로 세팅하고, 은행권과의 협의를 통해 지역별 거점점포의 수를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공정회 과정에서 비슷한 지지를 받았던 전면금지 방안의 경우 소비자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가능성이 있어 최종안에서는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이 지역별 거점점포를 정하고, 전용 상담실과 고도화된 절차에 의거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하는 쪽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거점 점포의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5대 시중은행 출장소 등을 제외한 점포 수의 10% 수준을 거점 점포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은행권의 경우 이러한 수준이 너무 낮다고 보고 추가적인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당국에 전한 상태다.
향후 거점점포는 전문성을 갖춘 직원과 고난도 상품 판매를 위한 전용 상담 창구를 보유하고,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해 보다 고도화된 소비자 보호 절차도 충족해야 한다.
한편, 지난해 9월 기준 홍콩H지수 연계 ELS 계좌 중 손실이 확정된 계좌원금은 10조4천억원이다. 이 가운데 손실금액은 4조6천억원이었다.
jwo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