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성장 전망 재검토"…올해 1.6%도 안 되나

2025.02.1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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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성장 전망 재검토"…올해 1.6%도 안 되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이규선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경제성장률 1.6~1.7% 전망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2월 경제 전망치가 이를 하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은 여아정 합의 지연으로 성장 전망 반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 신정부의 관세 정책이 예상보다 빠르게 추진되면서 성장의 하방 압력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상보다 강한 美 관세…성장 하향 압박 가중

19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이 총재는 전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올해 성장률 1.6% 정도(전망)를 다시 보고 있다"며 "정치적 불확실성 외 미국의 여러 경제 정책이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정책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1.9%로 전망했던 올해 성장률을 1.6~1.7%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시사했으나 이 총재 발언으로 1.6% 미달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1월 전망 당시에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를 0.2% 또는 이를 소폭 밑돌 것으로 예상했고 연간 성장 전망치도 2.0~2.1%를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 4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1%, 연간으로는 2.0% 성장에 그쳐 전망치를 밑돌았다.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미국의 보호무역정책은 한은 예상보다도 빠르게 추진된다는 평가다.

미국은 상호 관세 검토 계획을 공언했고 철강·알루미늄 25% 관세는 이미 시행 계획이 공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반도체 관세도 25%가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한은의 주력산업 업황 전망에서도 조선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이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미국 보호무역에 중국의 공급과잉까지 우려 사항으로 제기됐다.(연합인포맥스가 18일 오전 8시 23분에 송고한 '한은, 주력산업 대부분 '먹구름' 전망…성장률도 빨간불일까'기사 참고)

추경 편성은 여야 간 합의 지연으로 늦어지고 있어 성장 전망에 반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총재 발언, 전망 하향 수정 시그널일까

시장에서도 이 같은 이 총재의 발언이 2월 전망치가 공개된 수치(1.6%)보다 낮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은행의 채권 딜러는 "이 총재가 성장전망 재검토 중이라는 뉘앙스를 보인 것은 2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이 1.6%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추경 편성이 점차 늦어지는 상황에서 4월로 예고된 트럼프 관세 리스크까지 겹치며 우리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보고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1.5~1.6% 수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이 총재의 발언도 그런 맥락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도 "자동차 관세를 고려하면 성장은 당초 전망보다 낮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구조상 미국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되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트럼프의 관세 리스크를 성장 전망에 온전히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2월 경제 전망에서 추경 효과는 반영할 수 없고 트럼프 관세정책 또한 실현되지 않은 리스크를 온전히 가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본적으로는 1월에 예고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용성 금융통화위원도 이달 초 트럼프 1기 행정부 공약 이행률이 20%밖에 되지 않는다며 트럼프 발언을 있는 그대로 믿지 않고 '그렇게까지 안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조 연구원은 다만 "전일 이 총재의 발언은 1.6% 하회 가능성을 시사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며 "1.5%도 합리적인 전망치로 판단되며 향후 추경을 반영하면 소폭 상향 조정될 수도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고민 깊은 이창용 한은 총재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2025.2.18 ondol@yna.co.kr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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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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