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일·아폴로도 찾는 韓 보험시장…한국금융지주 무엇을 봤나

2025.02.1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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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일·아폴로도 찾는 韓 보험시장…한국금융지주 무엇을 봤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생명보험사 인수를 추진하는 한국금융지주를 두고 관련 업계에선 투자금융 중심 금융그룹의 등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칼라일과 아폴로 등 글로벌 시장에서 내로라하는 사모펀드(PEF)들이 국내 보험산업에 문을 두드리는 상황에서 국내를 대표하는 투자금융그룹의 보험산업 진출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최근 복수의 자문사와 중소형 생명보험사를 인수하기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 검토에 착수했다. (이날 연합인포맥스가 단독 송고한 '한국금융지주, 생보사 인수 추진' 제하의 기사 참고)

그간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을 중심으로 금융투자업계에서 사업을 영위해왔다. 증권 자회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국투자밸류운용을 비롯해 벤처캐피탈 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 중소기업 금융에 주력하는 한국투자저축은행, 국내 최초의 기업 여신 전문 캐피탈사인 한국투자캐피탈은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 있는 자회사들이다.

여기에 지난 2019년에 설립된 한국투자부동산신탁, 에너지와 인프라 PEF 전문운용사인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대체투자전문 운용사인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등 대다수가 '투자'와 '자산운용'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국내에서 최초로 싱가포르에 설립된 해외 대안투자전문펀드 키아라캐피탈과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도 마찬가지다.

앞서 한국금융지주가 한화생명의 보험대리점(GA) 자회사에 투자하며 보험산업에 대한 관심을 피력하기도 했지만, 최근 칼라일이나 아폴로 등 국내 보험 시장을 두드리는 글로벌 큰손들의 행보를 고려하면 한국금융지주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하리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공동재보험이란 원수보험사가 보유한 보험계약의 자산과 부채를 떠안는 개념이다. 전통적인 재보험과 달리 원수사가 자신이 인수한 책임 중 일부를 재보험사에 출재해 위험을 분산시키는 게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공동재보험은 흔히 ABCP 발행을 통한 외부조달 방식으로 운영된다. SPC를 설립해 기초자산에 편입한 뒤 유동화 증권을 발행, 외부 자금을 조달하고 재보험사가 매입을 보장한다. 이미 발행된 ABCP 만기에 맞춰 신규 ABS를 발행하면서 리파이낸싱을 진행하는 동안 쌓아온 준비금을 환입받는 형식으로 출재가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국내에서 공동재보험이 별도의 업(業)으로 분리된 것은 2020년부터다. 당시 금융당국은 재보험사의 신규 설립을 촉진하고 보험사의 건전성 개선을 돕고자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이후 가장 빠르게 움직인 곳은 국내 유일의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다. 코리안리는 그해 글로벌 투자사인 칼라일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공동재보험 시장을 사실상 홀로 지배해왔다.

전 세계 30여곳 이상에서 수백조 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칼라일이 공동재보험 시장에 뛰어든 것도 2018년부터다. 당시 칼라일은 AIG그룹의 재보험 사업 부문을 분할 설립한 포티튜드리(Fortitude Re)의 지분을 취득해 사업을 확장했다. 칼라일의 자산운용과 자본조달 역량이라면 공동재보험 시장에서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최근 칼라일은 국내 보험사를 개별적으로 접촉하며 공동재보험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추진 중이다.

세계 4대 사모펀드에 손꼽히는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역시 한국사무소를 설립하고 국내 보험사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아폴로는 미국 내 연금보험 1위 보험 자회사 아테네를 중심으로 공동재보험은 물론 자산운용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신한라이프와 손을 잡았다.

보험업계에선 칼라일, 아폴로에 이어 KKR, 블랙스톤 등 글로벌 PEF의 국내 시장 진출도 더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모채권의 발행과 인수, 이후 자산운용 역량이 핵심 경쟁력인 만큼 PEF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공동 재보험이어서다.

이에 한국금융지주의 생보사 인수 역시 앞선 글로벌 PEF들의 행보와 다르지 않으리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공동 재보험이야말로 투자금융회사가 보험산업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영역"이라며 "메자닌, 바이아웃 등 다양한 대체투자와의 연결도 필수적이다. 결국엔 다양한 투자전략을 확보한 주체가 국내 공동재보험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로고

편집 김민준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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