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역 투자노트] 전아람 퓨처플레이 수석과 타이드풀

2025.02.1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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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역 투자노트] 전아람 퓨처플레이 수석과 타이드풀

프리시리즈A서 10억 투자, 수산 양식에 AI 솔루션 도입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인류는 사냥하고 채집이 원활한 곳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먹고 사는 일'이 인류에게 가장 큰 숙제였기 때문이다. 농업과 어업 등 원초적인 산업에 1차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도 이 같은 이유였을 것이다.

'먹을 것'은 인간의 생존과 직결된 만큼 관련 산업도 오랜 시간에 걸쳐 발달해 왔다. 그만큼 시장도 클 수밖에 없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과학 기술을 활용해 농수산물의 양과 질을 높이려는 시도도 항상 나타났다.

그러나 농업과 어업 등 1차 산업은 아직 기술 적용이 활발하지 않아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국내 벤처캐피탈(VC)업계에서 해당 산업에서 혁명을 일으킬 만한 기업을 찾는 심사역이 있다.

기업의 설립 초기부터 살펴보고 과감하게 투자하는 전아람 퓨처플레이 수석이다. 최근 10억원을 투자한 스타트업은 해산물 양식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타이드풀'이다. 2022년 설립된 곳으로 프리미엄 양식 수산물 유통·판매 브랜드 '피시파더'와 영상 인식 기반 스마트 양식 AI 솔루션 '피시스콥'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전아람 퓨처플레이 수석심사역

사진=퓨처플레이





올해 프리시리즈A 투자라운드에서 첫 투자를 진행했지만 처음 타이드풀을 접한 건 2023년이 시드 투자라운드에서였다. 전 수석은 당시 투자 조건이 맞지 않았고, 확신이 크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이준호 타이드풀 대표가 수산업 양식시장에 AI 솔루션을 공급하겠다고 했다"며 "다만 수산업 양식은 테크로 풀어낼 수 있는 시장은 아니라고 판단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전 수석이 이 대표와 재회한 건 지난해 상반기 부산에서 열린 스타트업 행사에서였다. 아직 창업 초기인 만큼 AI 솔루션이 완성되진 않았지만, 활어 유통 브랜드 '투뿔광어'를 론칭하며 스마트 양식의 초석을 닦고 있었다.

광어 양식업에도 스마트 양식 기술을 공급하려던 타이드풀은 수산물 유통과 소매업인 투뿔광어 브랜드를 출시했다. 양식에 기술을 접목하려면 양식 종사자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급의 광어를 양식해 좋은 가격에 유통하겠다는 목표로 투뿔광어가 탄생했다. 고품질로 생산자와 유통업자, 소비자를 모두 만족시키겠다는 목표다.

전 수석은 "지난해 이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드 투자라운드 때보다 시장을 룰을 더 잘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대표가 설정한 가설들에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해 단 한 번의 미팅만 거친 이후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타이드풀은 양식업자가 키운 질 좋은 수산물을 비싸게 유통해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가설을 세웠다. 수산물을 비싸게 파는 만큼 양식업자와의 교섭력을 확대하면 유통 뿐 아니라 AI 솔루션 도입, 판매까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전 수석은 "타이드풀의 궁극적인 목표는 AI 솔루션을 통해 양식어의 급여량, 건강상태 등을 추적해 수산물의 퀄리티를 컨트롤 하는 것"이라며 "결국 잘 키운 물고기를 제값에 팔면 혁신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산물 양식업은 비용의 절반을 사룟값으로 사용하는데 AI 솔루션을 도입하면 그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결국 생선도 한우처럼 등급을 매겨 판매하고 소비자도 질 좋은 수산물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스마트팜의 실패에서 스마트양식의 가능성을 봤다. 스마트팜의 실패 요인은 결국 농산물 가격 합리화에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반면 스마트어업은 사료 비용을 줄이면서 가격도 올릴 수 있어 생산자가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타이드풀은 지난해 활어 유통 브랜드 운영에 집중하면서 창업 2년 만에 5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는 200억원 이상의 매출, BEP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전 수석은 "향후 타이드풀은 사료 사업과 자체 양식장 운영까지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국내 식품, 유통 대기업과 협업해 지상형 양식 등을 시험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수산업은 노동 인구 세대 간 공백이 크고 고령화돼 대기업이 진출하지 못할 정도로 혁신이 없었다"며 "이제 수산업에 기술을 접목해 물고기 양식부터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대모비스를 다니다 2022년 퓨처플레이에서 심사역으로 데뷔한 전 수석은 베이비붐 시대에 번성했던 산업에 기술을 접목하려는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타이드풀도 그중 하나다.

이 외에도 돼지 도축 자동화 기업인 로보스, 농기계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그모 등에도 초기투자했다. 국방 로보틱스 기업 라이언로보틱스도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다.

로보스는 전 수석의 기대가 큰 포트폴리오다. 한해 1800만 마리가 도축되는데 국내 도축장은 60~70곳에 불과하다. 도축 환경에 로봇 기술 적용도 어렵지 않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1차 산업에 연관된 AI, 로보틱스, 자율화를 구현하는 기업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최근 주목받는 로보틱스는 한 세대 뒤를 봤을 때 파급력이나 확장성이 큰 곳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yb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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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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