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월급쟁이는 봉인가"…상속세 이어 소득세 개편도?(종합)

2025.02.1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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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월급쟁이는 봉인가"…상속세 이어 소득세 개편도?(종합)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월급쟁이는 봉이냐'며 근로소득세 개편을 화두로 던져 이목이 쏠린다.

최근 상속세 개편 이슈를 띄운 이 대표가 실용주의 중도 노선으로 선회하는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며 중도층 포섭을 위한 전략을 확대하는 모양새로 풀이된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월급쟁이는 봉인가?'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물가상승으로 명목임금만 오르고 실질임금은 안 올라도, 누진제에 따라 세금이 계속 늘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초부자들은 감세해 주면서 월급쟁이는 사실상 증세해 온 건데, 이거 고칠 문제 아닌가 싶다"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낮춘 현 정부와 여당은 상속세 최고세율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비판하면서 급여 소득자에 대한 세금 부담 완화도 필요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의원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소득세 수입은 61조원으로 전년 대비 1조9천억원 늘었다.

2년째 줄어 62조5천억원을 기록한 법인세 수입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로써 국세 수입에서 근로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18.1%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커졌다.

이처럼 '유리지갑'으로 불리는 직장인의 근로 소득에 대한 재정 의존도가 커지자 이 대표가 문제의식을 드러낸 모습이다.

최근 이 대표는 '쥐를 잡는데 고양이 색깔은 상관없다'는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을 꺼내 들며 이념과는 상관 없이 실용적인 정책으로 국민 삶을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상속세 공제 한도를 상향하자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상속세 개편, 어떤 게 맞나요?'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을 통해 "일괄 공제 5억원, 배우자 공제 5억원을 각 8억원, 10억원으로 증액하면 수도권 대다수 중산층이 집 팔지 않고 상속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양극화를 심화하고 소수 초부자들을 위한 특권 감세는 절대 안 된다"며 "다수 국민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세금 때문에 집 팔고 떠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이 대표의 실용주의 행보는 대선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는 데 따른 중도층 포섭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앞서 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가상자산 과세 유예에 찬성한 것도 이에 부합한 판단이다.

다만, 이 대표의 실용주의가 민주당의 정체성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당 안팎의 반발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일례로 이 대표가 반도체특별법의 쟁점인 '주 52시간 근로 예외 조항'을 두고 산업계 입장에 공감하는 제스쳐를 취하자 당내에서 반대 의견이 나왔고, 결국 이 조항을 빼고 반도체특별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이 대표의 행보를 비판하며 견제하고 있어 이 대표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소득세 개편은 민주당 내 비상설특별위원회로 설치된 '월급방위대'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월급방위대는 이 대표가 지난해 11월 "근로소득세 과표가 고정돼 있다 보니 실질적으로 증세를 당하는 문제가 있다. 유리지갑을 지키기 위한 정책팀을 구성하겠다"고 언급한 뒤 만들어졌다.

위원장은 한정애 의원이, 간사는 임광현 의원이 맡고 있는데 오는 26일 회의를 열고 관련 세법 개정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회의에서 소득세 구간별 과세 표준을 매년 물가 상승률만큼 높이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말 그대로 월급쟁이들이 세금의 '봉' 같이 꼬박꼬박 원천징수가 되고 있지 않느냐"라며 "반면 기업들에 대해서는 경제 상황에 따라 막대한 세금 공제 혜택을 주고 국가적 지원까지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세부담에 있어 형평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근로소득세 개편안을 내놓을 수 있다고 했다.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2.19 utzz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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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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