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고수②] '바이오 한 우물' 이주경 DB자산운용 부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게 바이오 헬스케어산업의 매력입니다"
신입 시절부터 현재까지 '한 우물'만 파온 이주경 D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부장은 1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오 헬스케어산업에 대해 이같이 표현했다.
이 부장은 운용업계에서 알아주는 '바이오 스페셜리스트'다. 드림자산운용(현 유경PSG자산운용)·HDC자산운용을 거쳐 2021년에 DB자산운용에 합류하기까지 제약·바이오 섹터만 담당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가 운용하는 DB바이오헬스케어펀드는 지난 1년간 40%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 전체 주식형 펀드 중 압도적인 성과를 거뒀다.
◇ 막내 때부터 맡은 바이오 섹터 운용
"신입 시절 첫 회사에서 제약·바이오 섹터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당시에는 코스피 내 비중이 작은 섹터였기에 신입이었던 제가 맡았었죠"
보통 막내가 맡던 국내 제약·바이오섹터는 이 부장의 커리어와 함께 빠르게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신약 개발역량 등을 입증되며 점차 존재감을 키웠고, 바이오시밀러 업체 셀트리온과 CDMO(위탁개발생산)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규상장 및 기업 성장도 코스피 내 섹터 비중을 확대했다.
일반적으로 운용역은 여러 섹터를 돌아가며 경험한다. 하지만 생태계가 복잡하고 기술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섹터의 특성 때문에 이 부장은 줄곧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를 도맡았고, 현 회사로 이직한 이후에도 DB자산운용의 대표 펀드 중 하나인 'DB바이오헬스케어펀드'를 운용하게 됐다.
◇ 하위 섹터 이해도가 수익률의 핵심
이 부장은 바이오헬스케어 섹터 내에서도 다양한 하위 섹터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섹터에 대한 깊은 이해도가 지난해 높은 수익률의 비결 중 하나다.
"과거에는 전통 제약사 중심의 구조로 헬스케어 산업이 단순했죠. 하지만 산업이 커지면서 바이오텍·의료기기·CDMO 등 다양한 카테고리가 출현했습니다. 하위 섹터마다 다양한 지표가 있고, 하위 섹터별 특성을 이해해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중요합니다"
이 부장은 같은 기간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안에서도 주가 움직임이 천차만별이라며 조합을 강조했다.
예컨대 바이오텍 관련주 주가가 레벨을 높일 때는 의료기기나 제약 쪽은 상대적으로 쉬어가기도 한다.
이 부장의 투자 스타일도 변동성 높기로 소문난 바이오헬스케어 섹터에서 양호한 수익률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이 부장은 리스크를 지나치게 떠안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고객의 돈을 굴리는 운용역으로서 '돈 벌기'만큼 '잃지 않기'에 힘써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 부장은 "투자 대상 종목과 관련된 알 수 있는 변수에 대해서는 주가에 어떻게 작용할지 검토하고, 알 수 없는 변수에 대해서는 리스크 관리한다"고 말했다.
◇ 항암과 비만치료제, 신규 모달리티·트럼프 정책 등이 올해 화두
지난해 바이오헬스케어 섹터는 라이센스아웃(LO·기술수출) 소식 등의 호재 덕에 랠리를 펼쳤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진단기기·백신에 대한 기대감과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치솟았던 지수가 이후 조정을 받은 바 있는데, 신약 허가 및 해외 기술 수출들로 시장을 다시 들썩이게 했다.
이 부장은 다국적 제약사가 수년 후 특허 만료 시점이 도래하기 전에 신약을 준비할 시점이 왔다며, 그 덕분에 경쟁력 있는 우리나라 기업과의 계약 소식이 들려왔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경쟁력 있는 ADC 플랫폼과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리가켐바이오로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오노약품공업에 ADC(항체약물접합체) 후보물질과 플랫폼을 기술 수출하였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신약 트렌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그에 맞는 전략들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해 나가고 있다. 항암과 비만 분야와 더불어 이중 항체나 표적 단백질 분해, ADC와 AI진단/신약개발 등의 신규 모달리티 분야는 시장의 초기 단계로 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은 변수다. 다만 이 부장은 "특허 절벽을 앞둔 글로벌 빅파마는 볼트 온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인수합병(M&A) 규제를 완화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관련 모멘텀이 풍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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