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미래에셋 만들었다"…초기멤버 손동식도 '아름다운 이별'

2025.02.2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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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미래에셋 만들었다"…초기멤버 손동식도 '아름다운 이별'

박현주가 스카우트한 '억대 연봉'의 스타매니저…"헌신 깊이 감사"

10여년간 주식운용부문 이끌어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한상민 기자 = 지금의 미래에셋이 있기까지, 그 토대를 박현주 회장과 함께 만든 자산운용의 초기멤버 손동식 사장이 26년 만에 둥지를 떠난다.

스타 펀드매니저에서 대표가 되기까지, 회사에 장기투자 철학을 자리 잡게 한 손 사장과의 이별에 많은 임직원이 아쉬워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박 회장도 그에게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며,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20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손 사장은 지난 9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하고 고문으로 물러난다.

1963년생인 손 사장은 과거 미래에셋그룹이 파격적으로 도입한 '평생직원제도' 대상자가 될 만큼 회장의 큰 신임을 받았다.

2000년대 초반 만들어진 평생직원제도는 회사 발전에 공헌한 임직원에 대해 60세까지 신분을 보장하고, 자녀의 교육비를 전액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구재상 케이클라비스 회장, 최현만 전 회장과 함께 손 사장도 혜택을 받았다.

구 회장과 최 전 회장은 앞선 세대교체 시기에 미래에셋을 떠났지만, 손 사장은 2023년 말 주식운용부문 대표직에서 내려온 뒤에도 대표 운용역으로 남아 국민연금 담당 펀드 등을 챙겨 왔다.

손 사장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장기신용은행에서 주식운용역으로 10년 가까이 일하다 1998년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현주 회장이 '억대 연봉'을 제시하며 직접 스카우트한 에피소드도 유명하다.

장기신용은행 신탁부를 총괄하던 손 사장의 고객 중에는 동원증권 압구정 지점이 있었다. 당시 지점장이 구재상 회장이다. 이후 박현주 회장을 만나게 됐고, 박 회장은 당시 국내에 도입하려 했던 뮤추얼펀드의 비전을 손 사장에게 소개하며 합류를 권유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을 만큼 억대 연봉은 찾아보기 힘든 사례였다.

손 사장은 당시 미래에셋그룹의 창업 공신 중 한 명인 구재상 부회장의 뒤를 이었던 인물이다. 2000년대 중반 '펀드붐'을 주도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스타 매니저인 만큼, '박현주 펀드', '디스커버리 펀드', '인디펜던스 펀드' 등 지금도 회자되는 펀드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손 사장은 주식운용에서 가치주를 선호하는 바텀업(상향식) 스타일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2000년대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할 때 그가 운용하던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 펀드 등은 2001년 설정 이후 6년간 누적 수익률 700%를 넘기기도 했다. 저평가 종목을 매수해 장기 보유하는 스타일로 큰 성과를 냈던 주식 운용역이다.

손 사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주식운용수석팀장과 본부장, 운용부문 최고책임자(CIO), 부사장을 거친 뒤 2012년부터 10년이 넘는 기간 주식운용 부문 대표를 맡아 왔다.

손 사장은 주식운용부문 대표를 맡은 뒤 리서치센터에 집중하는 식으로 스타일을 변화하기도 했다. 시스템적인 투자를 위해 모델포트폴리오(MP)를 적극 도입한 것이다.

미래에셋운용의 리서치본부는 2012년 손 사장이 주식운용 부문 대표를 맡을 당시 글로벌리서치본부로 확대 개편되며 리서치에 힘을 싣는 모양새도 연출됐다.

박현주 회장도 회사의 초창기를 함께한 손 사장의 사임에 그동안의 헌신에 깊이 감사하면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구재상 회장과 손동식 사장을 비롯한 운용팀이 오늘날의 미래에셋을 만들었다고 평가하며, 항상 이들의 노고를 잊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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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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