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의 삼성전자' 시대 끝났다…中 업체 대두 역풍"

2025.02.2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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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의 삼성전자' 시대 끝났다…中 업체 대두 역풍"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중국 업체의 부상이라는 역풍이 거세지면서 메모리 반도체주가 흔들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일 보도했다.

매체는 특히 시장을 주도해온 삼성전자(005930)의 주가가 부진하다며, 메모리 분야에서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는 작년 매출이 전기 대비 16.2% 증가한 약 300조8천709억원을, 영업이익은 398.34% 늘어난 32조7천2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실적이 증가했음에도 주가는 발표 직후 4% 급락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낮다는 점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작년 영업이익률은 13.6%로 회계기준을 변경한 2011년 이후 고점이었던 2018년 51.7%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매체는 범용 반도체의 시황 둔화가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생성형 AI용 광대역 메모리인 HBM에서 뒤처진 상황이다. 이와이코스모증권은 "판매의 절반 이상을 구형 범용품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PC 등에 탑재되는 범용 메모리인 D램의 1월 대량거래가격은 DDR4 8기가 기준으로 개당 1.75달러 전후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6% 낮은 가격으로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메모리 대기업의 감산으로 2023년 겨울부터 작년 봄까지는 시황이 회복됐으나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SK하이닉스(000660),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NAS:MU) 등 경쟁사도 시황 둔화에 직면한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두 회사는 엔비디아(NAS:NVDA)의 AI 반도체에 탑재되는 HBM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어 타격이 크지 않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매출에서 구형 범용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10~20%에 불과하다는 추측이다.

최첨단 HBM의 가격은 D램의 3~5배에 달한다. SK하이닉스의 작년 영업이익률은 35.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삼성전자가 중국 업체의 대두에도 시달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노무라에셋매니지먼트는 "미중 대립으로 중국 디바이스 제조업체들이 자국산 범용 메모리를 우선적으로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문은 삼성전자가 HBM에서의 뒤처짐을 범용 제품 중국 수출로 만회해왔기 때문에 중국 업체의 대두가 타격이 된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조사회사 테크인사이츠와 반도체 국제단체 SEMI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2014년 14%대에서 2023년 23%까지 상승했다. 2027년에는 2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메모리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한 중국 업체로는 D램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낸드의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있다. CXMT의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비해 기술력이 3년 늦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꾸준히 진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조사회사 옴디아에 따르면 2023년 전세계 낸드 판매액(510억달러)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3%였다. YMTC는 3%에 그쳤지만 1%에 불과하던 2020년보다 세 배 높아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연산에 사용되는 로직 반도체로 시선을 돌리면 CPU로 한 시대를 풍미한 미국 인텔이 몰락하고 GPU를 생산하는 엔비디아가 약진했다며 "지각변동은 메모리 반도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이코스모증권은 "로직의 인텔, 메모리의 삼성전자라는 2대 거두(巨頭)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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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

문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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