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이모저모] 홍원학 사장이 IR에 나온다면

2025.02.2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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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이모저모] 홍원학 사장이 IR에 나온다면



(서울=연합인포맥스) ○…삼성생명의 기업설명회(IR)는 보수적이다. 보험업계 전반의 IR이 그렇다지만, 유독 삼성이란 브래드는 더 그렇다. 비공개 커뮤니케이션에선 그래도 좀 낫지만, 민감한 질문에는 좀처럼 원하는 답을 얻기 힘들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얘기다.

지난 20일 열린 삼성생명의 컨퍼런스콜에서 한 외국계 IR 담당 임원은 건의 사항으로 질의응답 포문을 열었다. 밸류업에 관심이 큰 한국 내 분위기를 고려해 대표이사가 IR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어떠냐는 제언이었다.

사실 유수의 글로벌 보험사나 아시아 보험사의 컨퍼런스콜만 봐도 대표이사나 등기임원이 투자자와 소통하는 일은 흔하다. 멀리 갈 것 없이 이젠 국내에서도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IR을 진행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직접 답을 하기도 한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019년 3월 취임 이후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IR에 참여했다. 취임과 동시에 '소통 경영'을 강조했던 김 회장은 직원들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투자자, 고객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래서일까. 김 회장 취임 때만 해도 6천원이 채 되지 않았던 JB금융지주 주가는 현재 세 배 넘게 상승했다.

보험업계에선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 유일하게 IR을 함께한다. 지난 2022년, 메리츠화재를 상장 폐지하며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메리츠금융지주는 김 부회장이 IR을 통해 시장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주주들의 질문도 받기 시작했다. 이른바 '열린 IR'은 이젠 은행 금융지주들도 본받는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주당 가격으론 진작에 KB금융지주(8만2천700원·32조5천448억 원)를 넘어섰다. 시가총액 기준으론 신한지주(4만7천300원·23조8천129억 원)를 턱밑까지 쫓아왔다. 전일 기준 메리츠금융지주는 주당 12만3천원, 총 23조4천585억 원의 시가총액을 자랑하고 있다.

주당 가격과 시가총액이 시장에서 인정하는 기업의 가치라는 점에서, JB금융지주와 메리츠금융지주의 선전은 시장과의 적극적인 소통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이들의 자사주 플레이나 배당 등 각종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을 차치하더라도, 이를 얼마나 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설명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최근 시장에선 부쩍 삼성생명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졌다. 예상을 밑돈 보험 손익과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을 차치하더라도, 삼성화재의 자회사 편입부터 지분 추가취득, 삼성전자 주식 보유까지 앞으로 삼성생명의 주주환원에 영향을 줄 많은 재료가 어떻게 소화될지 묻고 싶은 것 천지다. 그에 대한 답을 CEO가 명확하게, 명확하지 않더라도 진정성 있게 답한다면 시장은 조금 더 만족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해는 한다. 이재용 회장을 제외하곤, 어떤 그룹사 수장도 자신을 먼저 드러내지 않는 삼성그룹 내 암묵적인 룰을 깨긴 쉽지 않을 거다. 게다가 그 어떤 질문도 그룹의 지배구조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만큼 삼성생명이 먼저 대답을 내놓긴 어렵다는 것을.

그렇다고 마냥 그 룰에 숨어있을 순 없는 일이다. 삼성생명은 사장의 IR 참여를 반기, 연간으로 나눠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한다. 과연 홍원학 사장의 목소리를 IR에서 들을 수 있을까. (금융부 정지서 기자)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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