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식·국채시장 찾는 은행권…4대 은행, 1년새 11조 늘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지난해 국내 4대 시중은행이 해외 채권과 주식에 투자해 보유하고 있는 유가증권 규모가 1년 새 11조원 넘게 불어나면서 48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증시 활황과 한미 금리차에 따른 미 국채 투자매력이 높아지면서 투자 규모를 늘린 것으로, 달러-원 환율의 상승으로 원화 환산 규모다 확대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외화 유가증권 규모는 47조7천874억원에 달했다.
이는 1년 전의 36조2천159억원와 비교해 31.9%, 11조5천814억원 급증한 수치다.
미 국채와 주식 등의 수익률이 높아진 데 따른 투자 매력도 상승으로 은행들이 해외 투자를 크게 늘린 결과다.
지난해 미국 증시에서 나스닥은 38.6%, S&P500은 23.3% 급등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증시 활황세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한미 간 금리 차이가 큰 폭으로 유지되고 있는 점도 미국 채권 시장 투자를 늘리는 요인이 됐다.
한국과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 스프레드는 작년 말 160bp대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그만큼 미 국채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 셈이다.
특히 KB·신한·하나은행 등은 해외 현지에 유가증권 운용데스크를 설치하면서 미 국채 등에 대한 현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달러-원 환율 상승에 따라 달러 통화로 보유중인 유가증권의 원화 환산 가격이 확대된 것도 전체 총량을 늘린 측면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 증시 상승과 미국 등 해외 채권 투자 매력에 투자 규모를 늘렸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환율 급등락에 따른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 되고 있다.
환율 급변동에 따라 외화 부채와 자산 간 미스매칭 발생 우려가 크고, 환차손으로 연결될 수도 있어서다.
환율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환헤지를 확대하는 것도 검토 중이지만, 헤지거래에 따른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을수 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이 워낙 커진 상황이라 환차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헤지 중요성도 커진 상황"이라며 "외화자산이 확대에 따라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리스크를 줄일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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