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소했던 OCIO조직 재확대 나선 증권업계…"사모 라이선스 패스트트랙 건의"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자산운용사 전유물이던 연기금투자풀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이 증권사에도 열리자, 증권사들이 축소했던 OCIO 조직을 다시 확대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일반 사모집합투자업 라이선스의 신속한 확보를 위해 당국에 패스트트랙(조기) 등록 형식을 건의할 예정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사모펀드 운용업 진출을 위해 내부 이사회 안건 의결을 준비하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업이 신규 사업 진출인 만큼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이 이뤄진 후에 증권사들은 금융당국에 사모 라이선스 신청을 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12일 연기금투자풀 주간 운용사에 사모펀드 운용업에 라이선스를 등록한 증권사에 진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대형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제외하면 일반 사모펀드 라이선스를 갖춘 증권사는 없다. 그 외 중소형증권사에서는 라이선스가 있음에도 인력과 비용 등을 문제로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올해 3분기 연기금투자풀 주간사 선정 입찰 공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자 사업에 진출하려는 대형 증권사들은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통상 일반 사모펀드 라이선스 등록에는 2달 정도가 소요되지만, 이사회 결의 후 금융당국의 처리 등 공고에 날짜를 맞추기에는 변수가 있어 패스트트랙 도입도 건의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증권사에선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등이 OCIO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일반 사모 라이선스가 있는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1월 OCIO센터 조직을 없앴다. 지난해 OCIO사업본부를 해체한 뒤 OCIO센터로 격하한 뒤 1년 만에 OCIO 조직을 없앴지만, 관련 인력은 타 부서에 그대로 남아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대부서 제도로 부서를 통합시킨 것으로 (OCIO) 부서의 업무 비중을 줄이려는 건 아니다"며 "라이선스가 있는데 입찰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과거 고용보험기금을 담당하던 한국투자증권은 2023년 미래에셋증권에 전담 운용기관 자격을 내준 후 전담 OCIO 조직은 없어졌다. 이전부터 계약했던 중소형 OCIO를 전담으로 하는 부서원들은 남아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20명 규모의 OCIO 전담 부서를 두고 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등은 10명 이하의 부서 내 팀 단위로 운영 중이다.
이번 연기금 투자풀에는 삼성증권은 사실상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운용이 투자풀 주간 운용사로서 40조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 중인 만큼, 내부 계열사 간 싸움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은 올해 OCIO실을 OCIO팀으로 격하했지만, 소수 조직임에도 연기금 투자풀에 지원해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하나증권이 OCIO 조직을 다시 키울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지만, 아직 규모를 다시 키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은 OCIO팀이 있지만 미래에셋운용이 진출해 있는 상황이기에 아직 지원을 검토하는 단계에만 머물러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OCIO 부서가 6조원대 규모의 고용보험기금을 전담하면서 미드 OCIO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연기금투자풀은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자금을 합치면 운용 규모는 62조원 이상이 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사실상 100조원 규모의 딜인데다, 기획재정부는 연기금투자풀에 모든 공적 기금을 편입시키려는 드라이브도 걸 것으로 전해지며 증권사들이 조직 재확대를 고민하는 초기 단계가 시작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증권사들이 OCIO 조직을 축소했는데, 연기금투자풀이 허용될지 몰랐을 것"이라며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워낙 규모가 큰 자금인 만큼 다시 OCIO부서를 키워 연기금투자풀에 지원하려는 움직임도 검토되는 단계"라고 말했다.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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