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이마트 회사채 7년물 발행의 의미

2025.02.2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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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이마트 회사채 7년물 발행의 의미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이마트(AA-)가 1년 7개월 만에 7년물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이 문장만 놓고 보면 사실 크게 특별한 점은 없다. 이마트는 정기 이슈어(발행기관)로서 거의 매해 회사채 시장을 찾아 조달에 나섰고, 7년물 자체도 자주는 아니더라도 간혹 발행된다는 점에서 시장의 큰 관심을 받는 채권도 아니었다.

그런 '이마트'와 '7년물'이라는 조합이 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연초 중장기 실적 가이던스를 발표하면서 실적 자신감을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번 수요예측만 놓고 보면 이마트는 중장기물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은 것은 아니다.

2년물 1천억 원에는 5천200억 원, 3년물 500억 원에는 3천500억 원, 5년물 1천억 원에는 2천100억 원의 주문을 받아 대부분 파(par)나 언더에서 목표액을 채웠다. 7년물에선 목표액 500억 원 중 350억 원의 주문을 받아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수요예측 결과보단 7년물 자체다.

만기 7년 이상의 장기 회사채는 주로 신용등급 상 'AA' 등급 이상의 기업들이 발행한다. 긴 세월 동안 사이클에 따른 부침을 버틸 체급을 갖춘 곳만이 발행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실제 연초 이후로 만기 7년 이상 회사채를 발행한 곳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AA), 현대제철(AA), 포스코(AA+), SK텔레콤(AAA) 등이 있다.

이마트도 이전에 7년물을 발행한 이력이 있다.

지난 2021년 4월과 8월, 이마트는 각각 1천억 원과 500억 원의 7년물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당시 실적이 그 자신감을 뒷받침했다. 지난 2021년 기준 한 해 동안 영업이익으로 3천156억 원을 거뒀고, 매출 역시 당시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후 2023년 7월에도 7년물 500억 원 발행에 나섰으나 실적 상 분위기는 2년 전과 정반대였다. 그 해 영업손실을 기록해 '어닝쇼크'를 보였고, 이듬해 초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등 악재가 끊이질 않았다.

공교롭게도 올해 이마트는 7년물 발행 준비에 앞서 밸류업 계획과 함께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주당 배당금 25% 상향 및 자사주 50% 소각 외에도 오는 2027년까지 매출 34조 원과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매장 리뉴얼, 통합매입 등에 따른 효율 극대화 등의 계획 역시 발표했다.

발표 이후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곳보다는, 개선 단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목표주가를 그대로 두는 곳이 더 많았다.

다만, 실적 개선 자체를 부정한 곳은 거의 없었다. 회사 가이던스에 미치지 못할 순 있더라도 실적 개선의 여지는 있다고 본 셈이다.

지난해 실적만 놓고 봐도 직전 해 대비 개선 흐름이 뚜렷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순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29조209억 원, 471억 원을 거둬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통상임금 판결 관련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실질적 영업이익으로 2천603억 원을 거뒀다고 당시 사측은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가 7년물 이상 회사채를 발행한다는 것은 업황 사이클을 떠나 기본적으로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라면서 "일단 인수단을 꾸렸다는 건 증권사 입장에서도 안고 갈 수 있겠다는 계산이 있기 때문에 발행 자체를 두고 나쁘게 볼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유통 업황 자체는 좋지 않아도 이마트가 보유 자산이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낫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마트본사

[촬영 안 철 수] 2023.12.26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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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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