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성장통' 메리츠증권 실수가 불러온 HMR 사태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송하린 기자 = 간밤 나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된 헤이드마 마리타임 홀딩스(NAS:HMR)의 주가가 국내 증권사 실수로 등락이 일어나자 투자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미고글로벌(NAS:MGOL)과 헤이드마(Heidmar)의 병합으로 HMR이 상장됐는데, MGOL 주식 30주는 HMR 주식 1개로 교환되게 돼 있었다. MGOL이 헤이드마와 합병될 때 합의된 발행 비율이 30대 1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메리츠증권에서 투자자들은 한국 시간으로 전일 오후 6시부터 7시 반까지 30대 1 교환 비율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로 주식 거래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MGOL 30주를 가지고 있었던 투자자는 HMR 1주로 바뀌었어야 했는데 그대로 30주가 남아있어, 병합 비율 1대 1로 주식 시장에서 거래됐다.
MGOL의 지난 19일 기준 종가는 0.37달러다. 애프터마켓 마감(한국시간 20일 오전 10시) 기준 MGOL의 마감가는 0.31달러다.
애프터마켓 마감가로 계산하면 9.3달러의 HMR주 1개가 미고글로벌 기존 주주의 익절매 구간인 셈이다. 그런데 주식이 1대 1로 거래돼 장 초반 저가인 0.7달러에 팔아도 수익을 챙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반대로 메리츠증권 창구를 이용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급락한 주당 0.7달러 때 HMR 주식을 사들여 10배 이상을 수익을 낼 기회가 있었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7시 반까지 HMR의 주가는 7달러 이상까지 올랐다. 병합 첫날 HMR 주가는 10.04달러에서 4.32달러까지 내린 뒤 5달러선에서 장을 마쳤다. HMR 전일 종가인 5.95달러는 기존 MGOL 가격으로 환산하면 0.20달러 수준이다.
메리츠증권에서는 MGOL을 티커 변경으로만 착각하고 거래를 열어놨다가, 30대 1 병합 상장이라고 뒤늦게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증권사들은 티커 변경이 발생하면 신규 종목이 입고되기 전 약 1~4영업일 동안 팔 수 없게 조처하고 있다. 이에 NH투자증권 등에서는 거래가 막혀있었다.
메리츠증권과 같이 간밤 HMR 관련 거래가 가능했던 증권사는 토스증권이다.
다만 토스증권은 권리 변경 내용을 30:1로 제대로 반영한 상태로 거래가 이루어진 덕분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토스는 MGOL의 티커가 HMR로 바뀌기 전까지 MGOL 주식을 팔 수 없게 조치해놨다. 이에 토스증권 창구를 이용한 투자자들은 장중 폭락한 HMR 주식을 사들여 수십억 원의 수익을 낸 투자자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MR 사태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토스증권은 주문 거래 취소(롤백)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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