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주, 2나노·美 생산 회귀에 기대 고조"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반도체 장비주가 회로 미세화와 미국으로의 생산 회귀 움직임 속에 올해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웨이저자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16일 실적 설명회에서 "데이터센터와 스마트폰 덕에 향후 2년간 2나노 반도체 수요가 3나노, 5나노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TSMC가 올해 후반 2나노 반도체를 양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는 2나노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회로 구조를 3나노와는 크게 달리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에셋매니지먼트ONE은 "기술 진화로 제조가 복잡해지는 만큼 투자 규모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AI 반도체는 기존 생산라인으로도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제조장비 수요가 한정적이었다.
삼성전자도 올해 2나노 양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인텔도 미세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 라피더스는 2027년까지 2나노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그간 반도체 장비 업체 주가는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영향을 받아왔다. 고성능 반도체 제조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가 미국에서 나오자 중국 측이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제조장비 주가가 급등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반도체 장비 업체인 도쿄일렉트론(TSE:8035)의 주가는 작년 4월에 상장 이후 최고치(4만860엔)을 경신했고 네덜란드 ASML홀딩스(EUN:ASML)와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NAS:AMAT) 주가도 7월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에는 중국 판매 비중이 높다는 점이 오히려 무거운 짐으로 작용하면서 엔비디아에 크게 뒤처졌다.
하지만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발 쇼크가 나타난 이후 반도체주 전체가 하방 압력을 받는 국면에서도 미국 램리서치(NAS:LRCX) 주가는 올랐고 ASML도 바닥이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2나노 생산 준비가 진행되면 이 회사의 제조장치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설명했다.
반도체 국제단체 SEMI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반도체 제조장비 판매액은 1천215억달러(약 174조원)로 전년 대비 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수요가 두드러졌던 2024년(7% 증가)보다 증가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의 비중이 작년 43%에서 올해 31%로 대폭 낮아질 것으로 보이나 전체 시장은 커질 것으로 기대됐다.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세우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정책도 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11일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역내 AI 반도체 생산을 촉구하자 인텔과 글로벌 파운드리 주가가 급등했다.
TSMC는 미국에서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올해 2나노 관련 장비를 반입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닛세이 에셋 매니지먼트는 미국에서 지금까지 최첨단 공장이 건설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제조장비가 많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요증권도 "2나노 등 최첨단 제품의 매출 비중이 높은 ASML, 반도체 생산의 미국 회귀에 따른 수혜를 받기 쉬운 램리서치 등의 주가가 반전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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