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채권-주간] 트럼프 정책 역풍 조짐…美 경기 우려 더 커질까
관세 등 부정적 효과 점점 가시화…지표 '실망' 이어져
24일부터 사흘 연속 입찰…독일 총선 결과 따른 시장 반응도 주시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24~28일) 뉴욕 채권시장은 미국 경제지표에서 경기둔화 신호가 더 뚜렷이 잡히는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지난 1월 개인소비지출(PCE, 28일)의 모멘텀이 작년 말에 비해 얼마나 약해졌을지가 관건이다. 앞서 나왔던 1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9% 급감하면서 실망감을 안긴 바 있다.
관세와 연방공무원 해고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은 점점 부정적 영향이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기대 인플레이션이 뛰는 가운데 고용시장에도 조만간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하는 시장 지표 중 하나인 씨티그룹의 '미국 경제 서프라이즈 인덱스'는 지난 21일(현지시간) 기준 -7.80으로 집계됐다. 작년 9월 하순 이후 최저치로, 기준선 '제로'(0)에서 점차 멀어지는 흐름이다.
서프라이즈 인덱스가 제로를 밑돌면 경제지표가 대체로 시장 예상치보다 나쁘게 나오고 있다는 의미다. 해당 지수는 고용시장 냉각 우려가 커지자 작년 7~8월 한때 -40을 밑돌 정도로 낮아지기도 했다.
◇ 지난주 금리 동향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화면번호 6533)에 따르면 21일(이하 현지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주대비 4.20bp 하락한 4.4350%를 나타냈다. 6주 연속 내렸다.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4.2020%로 6.10bp 하락했다. 2주째 후퇴했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수익률은 4.6810%로 전주대비 1.80bp 낮아졌다. 한 주 만에 다시 내렸다.
10년물과 2년물 수익률의 스프레드는 23.30bp로 전주대비 1.90bp 확대됐다.(불 스티프닝) 2주 연속 스프레드가 벌어졌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출처: 연합인포맥스.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양적긴축(QT)의 일시적 중단 가능성이 언급된 가운데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장기물 비중 확대를 단시일 내 추진할 생각은 없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에는 서비스업 업황 및 소비심리, 주택시장 지표 등이 일제히 실망스럽게 나오면서 국채금리를 끌어내렸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채권 강세 심리를 자극했다.
출처: CME 홈페이지.(21일 뉴욕 오후 장 후반 기준)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상반기 중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지난주 조금씩 되살아나더니 마지막날 경제지표 부진을 계기로 60%를 넘어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 반영된 상반기 내내 금리 동결 가능성은 30% 후반대로 집계됐다. 한 주 전에는 50% 안팎 수준이었다.
◇ 이번 주 전망
PCE 발표 때는 통상 'PCE 가격지수'에 관심이 쏠린다. PCE 가격지수가 연준이 기준으로 삼는 물가지표여서다.
하지만 이번에는 PCE 자체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미국 경제의 축인 소비가 정말로 꺾이는지 여부가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PCE 가격지수는 앞서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를 활용,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이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해 낸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1월 명목 PCE는 전월대비 0.2% 늘어나는 데 그쳤을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8월 이후 가장 약한 증가세를 보였으리라는 예상이다.
명목 PCE와 함께 PCE 가격지수도 컨센서스(전월대비 0.3%↑)대로 나올 경우, 1월 실질 PCE는 전월대비 0.1% 감소하게 된다. 실질 PCE가 전월대비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작년 1월이 마지막이었다.
이밖에 미국 경제지표로는 작년 12월 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와 콘퍼런스보드(CB)의 2월 소비자신뢰지수(25일), 1월 신규주택판매(26일),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2차)와 1월 내구재주문 및 같은 달 잠정주택판매(27일), 2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 28일) 등이 있다.
연준 고위 관계자 중에서는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24일), 마이클 바 금융감독 부의장(25일과 27일),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25일),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26일),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총재 및 미셸 보먼 이사(이상 27일),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28일) 등이 모습을 드러낸다.
미 재무부는 24일부터 사흘 연속 국채 입찰을 실시한다. 2년물 690억달러어치를 시작으로 5년물 700억달러어치, 7년물 440억달러어치가 각각 뒤를 잇는다. 26일에는 2년물 변동금리부(FRN) 국채 280억달러어치도 입찰에 부쳐진다.
미국 밖 재료 중에서는 일요일인 23일 실시되는 독일 총선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총선 이후 재정지출 확대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독일 국채금리가 크게 출렁인다면 미국에도 파장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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