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한투] 해외주식 수익률 100%…92년생 '트로피 컬렉터' 정한별 PB
매년 '우수직원' 수상…'어린 PB' 선입견 깨나간 지난 7년
고객의 손자까지, 패밀리 자산관리 꿈꾼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3천여명이 근무하는 한국투자증권 사내에서도 92년생 정한별 마포PB센터 대리는 웬만한 사람들이 다 아는 '스타'다. 입사하자마자 '우수'라는 단어를 가진 상을 매년 휩쓴 경력의 소유자다.
2018년 7월 공채 17기로 입사한 당해 정한별 PB는 우수 신입사원으로 선정됐다. 2021년 해외주식 우수직원상, 2022년 우수 PB, 2023년 최우수직원에 이어 작년에도 대표이사 표창을 받았다.
올해 경영전략 회의에서 '대표이사와 MZ 대화' 직원대표 4인 중 1인으로 참석하며 사내 얼굴을 알렸다.
수많은 자산관리 전문가 중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이 당당하게 '잘하는 놈'으로 추천한 일화는 유명하다. "수출업체를 운영하는 친구가 노는 돈 150억원을 연 1.5% 예금으로만 가지고 있더라고요. 회사에 잘하는 놈 추천해달라고 하니 그 친구를 연결해줬어요"
떡잎 시절부터 회사 대표 MZ 직원으로 자리매김한 정 대리의 비결은 단연 고객자산 수익률이다.
지난 한 해 고객수익률은 브로커리지(BK) 53.27%, 자산관리(AM) 3.95%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주식 BK 기준으로는 고객 수익률이 103.59%에 달한다.
군 근무 시절 극단적인 투자를 하는 하사, 초급장교들을 보면서 금융적인 도움을 주는 PB의 꿈을 품게 된 정한별 대리지만, 입사하고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정 대리는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금융시장 변동성 등 어려움에 대처를 잘 못할 것이라는 편견에 부딪히곤 했다"고 전했다.
선입견을 깨기 위해 더 부단히 노력했다.
그는 "퇴근 이후나 주말을 할애해서 국내 증권사 발간 리포트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 의견을 참고하고자 글로벌IB 리포트, 해외 블로그나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공부한다"며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고객과 더 많이 소통하면서 선입견을 깨나가고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MZ다운 특별한 비결이라기보다 신뢰를 쌓기 위한 '정도'를 걸어온 시간이었다.
국경을 넘나드는 온라인 채널을 통한 정보 수집 노력은 수익률로 이어졌다. 높은 수익률로 정 대리에 대한 신뢰가 쌓인 고객은 또 다른 고객을 소개해주었고, 그 결과 어느덧 그의 관리자산 규모는 2천200억원 수준까지 커졌다.
그를 믿고 자산을 맡기는 고객들의 나이대는 4050이 30%로 가장 많고 6070이 20%, 80대 이상이 15% 정도로 정 대리보다 한참 인생 선배다.
꾸준한 수익률을 자랑하는 정 대리가 자산운용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자산배분이다.
그는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고자 위험 대비 수익률 관점에서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다는 배분하려고 한다"며 "특히 올해는 통계적으로 봤을 때 강세장 3년 차로, 동력을 잃는 시기인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정책적 변동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리는 "올해는 작년보다는 욕심을 내려두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시장은 주식 우위를 예상했다.
그는 "예전 닷컴버블 때와 비교하면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서 주식 멀티플이 올라온 상황"이라며 "다소 비싸다고는 볼 수 있지만 고점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주식 우위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주식은 비(非)미국과 TMT(기술·미디어·통신) 외 섹터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미국에 집중했던 작년보다는 유럽이나 아시아 등 비미국 비중을 높게 가져가야 한다"며 "지난해는 TMT였다면 올해는 필수재나 금융, 산업재 등 다른 섹터 비중을 높이며 시장이 넓어지는 데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미국 기준으로 S&P500 어닝 일드(earnings yield)와 미국채 금리를 비교했을 때 미국채권에 기회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30년 뒤 정 대리는 현재 고객의 손주가 가진 자산까지 책임지는 PB가 되는 게 목표다.
그는 "금융시장과 회사 안팎으로 영향력이 생겨서 금융에 대한 편견을 부수고 고객에게 더 많은 이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본인의 2세를 부탁하는 한 고객의 말처럼 고객의 자녀와 손주의 자산까지 관리하는 PB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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