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장' 된 밈 코인 시장…투자자 피로감 확산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밈 코인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최근 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가 '리브라' 밈 코인을 홍보했다가 해당 코인이 폭락하면서 논란이 일었다며 최근 밈 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전했다.
조사에 따르면 리브라 투자자의 86%가 총 2억5천100만 달러(약 3천610억 원)를 잃었고, 이에 밀레이의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그는 코인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관련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러그풀(Rug Pull, 먹튀 사기)'로 보고 있다.
밈 코인은 원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재미 요소로 시작됐으나, 최근에는 유명인을 내세운 펌프앤덤프(가격 조작 후 매도) 수법이 만연해 시장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코인 뷰로의 창립자 닉 퍼크린은 "이제 밈 코인은 더 이상 커뮤니티 중심의 프로젝트가 아니다"며 "빠르게 돈을 빼가는 산업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밈 코인 광풍은 지난해 초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유동성이 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가 높아졌고 이를 계기로 밈 코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솔라나 기반의 '펌프펀(Pump.Fun)' 같은 플랫폼이 등장해 누구나 쉽게 코인을 발행할 수 있게 되면서 무분별한 코인 출시가 이어졌다. 2025년 1월까지 이 플랫폼에서만 600만 개 이상의 밈 코인이 출시됐다.
규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블록체인 사기를 단속하는 부서를 신설했으나, 밈 코인 규제가 SEC의 역할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밈 코인이 암호화폐 시장의 혁신을 저해하고 있으며, 명확한 규제가 마련되지 않는 한 투자자 신뢰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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