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프리즘] '발로 뛰는' 국세청장의 기재부 깜짝 방문

2025.02.2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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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프리즘] '발로 뛰는' 국세청장의 기재부 깜짝 방문



전국 세무관서장회의, 인사말 하는 강민수 국세청장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강민수 국세청장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세청 대강당에서 열린 2025년 상반기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22 scoop@yna.co.kr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강민수 국세청장이 기획재정부의 과장급 정기인사 직후 기재부 세제실과 예산실을 깜짝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과세당국 수장이 외청장 회의 등의 공식 일정이 없는 시기에 상위 기관인 기재부를 찾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관가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발로 뛰는 강 청장의 평소 지론이 잘 반영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관가에 따르면 강 청장은 지난 10일 사전 예고 없이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을 찾아 기재부 세제실과 예산실을 차례로 방문했다.

강 청장은 기재부 사무실 곳곳을 누비며 국과장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고 사무관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특히 지난 5일 정기인사에서 새로운 보직을 받은 과장들과는 일일이 악수를 하며 '잘 부탁한다'는 말을 건넸다.

꽈배기 간식을 두손 가득 챙겨와 격무에 시달리는 일선 직원들을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기재부의 한 과장은 "업무에 방해될까 회의가 끝나기를 지켜보다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걸어오는 모습을 보고 국세청장님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고 귀띔했다.

기재부 산하 외청인 국세청의 수장이 상위 기관을 찾은 것은 그 자체로는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다만, 역대 국세청장들의 경우 외청장 회의 등 공식 일정 없이 기재부를 방문한 적은 거의 없었다고 전해진다.

세제실은 세법 개정과 세수 예측 등 정부의 조세정책을 총괄하는 곳이다. 집행 기관인 국세청은 세제실과 업무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예산실은 국세청을 비롯한 모두 정부 기관이 예산 관련 협의를 해야 하는 핵심 부서다.

강 청장의 이번 방문도 원활한 업무 협조를 요청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관가에서는 직접 발로 뛰며 문제를 해결하는 강 청장의 업무 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된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기재부 방문은 강 청장이 평소 강조해온 것처럼 실무진이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하기에 앞서 연초부터 직접 발로 뛰며 정부 기관 간에 유기적으로 협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로 뛰는 강 청장의 진가는 최근 국세청이 올린 성과에서도 잘 드러난다.

앞서 강 청장은 지난달 열린 상반기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부동산 감정평가 대상 확대, 연말정산 과다공제 관련 시스템 개편, 보험업종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 개선, 직원할인 판매 과세 등을 그간의 성과로 꼽았다.

이 가운데 부동산 감정평가 대상 확대와 관련해선, "지난해 하반기 관계부처를 쫓아다니며 적극 설명명한 끝에 관련 예산을 약 두 배 이상 따올 수 있었다"며 "초고가 아파트나 호화 단독주택 등도 시가에 가까운 금액으로 평가하고 과세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지난 2020년부터 상속·증여하는 부동산을 시가에 맞게 과세하기 위해 개별 기준시가가 공시되지 않는 '꼬마빌딩' 감정평가 사업을 시행해왔다. 올해부터는 감정평가 대상에 초고가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을 추가했다.

국세청은 부동산 감정평가 사업 확대로 1조원 이상의 세수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강 청장은 보험업종 해약환급금에 대해서도 "여러 관계부처를 찾아다니며 설명하고 또 설명해서 준비금의 설정 비율을 크게 낮추는 제도 개선을 이끌어냈다"며 "이를 통해 관련 업종이 합당한 세부담을 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는 올해부터 6급 이하 승진 인사를 연 2회로 확대한 것이 호평을 받고 있다.

국세청은 하위직 직급을 각각 한 단계씩 상위 직급으로 상향하는 직제 시행규칙 개정안 시행이 확정되면서 승진 인원을 추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직급 상향과 관련해선 강 청장의 지시로 행정안전부, 기재부 예산실 등 관련 부처를 설득하기 위해 혁신정책담당관실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강 청장도 직접 발 벗고 나서 주요 간부뿐만 아니라 실무자에게도 적극적으로 필요성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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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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