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기술투자, 그룹 협력사 티이엠씨 투자금 회수 '본격화'
2차례 걸쳐 117억 투자, CVC 펀드 투자·협력 '모범사례'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포스코기술투자가 반도체 공정용 특수가스 제조 기업인 티이엠씨 투자금 회수에 돌입했다. 2020년 첫 투자 이후 약 5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포스코기술투자의 티이엠씨 딜은 대기업 CVC 펀드 투자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그룹의 전략 펀드로 투자한 이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해 공동으로 기술개발까지 진행했기 때문이다. 해당 중소기업이 상장에 성공하면서 투자사인 대기업이 투자 차익을 얻은 만큼, CVC 펀드 투자의 선순환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티이엠씨는 2015년 1월 설립된 반도체용 특수가스 생산 기업이다. 올해로 설립 11년 차를 맞는 티이엠씨는 가스 합성·수전해 기술, 희귀가스 추출·분리 기술 등을 기반으로 국내 특수가스 시장 내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주요 제품은 크게 반도체용 특수가스, 반도체 장비, 이차전지 장비 등이다. 2015년 청주공장을 시작으로 2017년과 2020년, 2021년에 보은에 3개 공장을 차례대로 완공하며 케파(Capa)를 확장했다.
포스코기술투자가 첫 투자를 진행한 건 2020년이지만, 티이엠씨는 이미 이전부터 포스코그룹과 연이 닿아 있었다. 2019년 11월부터 포스코와 공동으로 광양제철소 산소공장 플랜트에 설치할 크루드 네온(Crude Ne) 추출 장치를 개발하며 인연을 맺었다.
양사가 함께 개발한 네온 제품은 향후 SK하이닉스, 삼성전자 공급에 성공하면서 결실을 맺기도 했다. 크루드 네온 장치 개발 협력을 통해 티이엠씨의 기술 역량이 검증한 만큼, 포스코기술투자의 투자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포스코기술투자에서 자금을 집행하지만 포스코그룹의 CVC 펀드였던 '포스코 GEM 1호 펀드'를 활용한 만큼 재무적 투자보단 전략적 투자의 성격이 강했다. 2020년 10월과 2022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총 117억원을 투자했다.
티이엠씨는 '제품 국산화'로 사세를 확장한 기업이다. 2020년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수출 규제가 발발해 반도체업계의 소재 국산화 수요가 늘면서 티이엠씨가 주목받았다.
티이엠씨는 2020년 당시 일본기업이 독점해 공급하던 CO·COS 가스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했다. 2019년, 2020년부터 국내 글로벌 반도체 제조기업에 본격적으로 제품을 공급하면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포스코가 포스코기술투자를 통해 티이엠씨에 투자한 것도 제품 국산화의 역량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2022년부터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조달에 차질을 빚은 네온 내재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실적도 안정적으로 상승했다. 2021년 902억원이었던 매출은 이듬해 3천517억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2023년 2천7억원으로 감소했지만 10%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이같은 성장세에 2023년 증시 입성에도 성공했다. 상장 이후 포스코기술투자의 지분은 9.54%로 티이엠씨의 2대주주 지위를 꿰찼다.
포스코기술투자는 티이엠씨 투자가 재무적 요소보단 전략적 요소가 강했던 터라 상장 이후 바로 엑시트에 나서지 않았다. 지분을 오랫동안 보유하면서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전략을 택했다.
첫 회수는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수십차례에 걸쳐 97만2천169주를 털어냈다. 보유하고 있던 지분의 48%를 매도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지분율은 기존 9.54%에서 4.95%로 감소했다.
보유 물량의 절반가량을 처분해 회수한 금액은 약 82억원 수준이다. 투자원금 117억원 중 약 56억원에 해당하는 주식을 처분해 36억원의 차익을 남긴 셈이다. 아직 티이엠씨의 주식 105만5천77주를 보유한 만큼 향후 주가 추이를 지켜보면서 회수 작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yb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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