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에서 일주일로'…한국물 발행 자율성 강화, 시장 반응은
윈도우 일정 확대, 주당 2~3곳 확보
시장 대응력↑ vs 자체 조율 우려…시행 예의주시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물(Korean Paper) 발행 시장이 달라진다. 기획재정부가 통상 이틀로 부여하던 북빌딩(수요예측) 일정을 일주일로 확대하면서다.
기간을 일주일로 넓혀 주당 두세곳의 발행사가 윈도우를 확보하면서 향후 한국물 조달 환경 변화 등에 관심이 쏠린다.
◇이틀 부여되던 윈도우, 일주일로 확대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분기 외화채 조달을 앞둔 국내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기획재정부가 당초 이틀가량으로 지정해주던 윈도우를 일주일로 늘리면서다.
윈도우는 국내 외화채 발행사가 조달 전 기획재정부로부터 받는 북빌딩 날짜를 가리킨다. 외환위기 이후 외화 부채 관리의 필요성이 드러나면서 한국만의 독특한 관례로 자리 잡았다.
윈도우 제도로 국내 발행사는 사전에 지정된 이틀 중 하루를 택해 북빌딩에 나섰다. 이에 지정된 시기에 예상치 못한 시장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변동성을 직격탄으로 맞거나 조달 일정을 연기해야 했다.
이번 변화로 발행사는 이제 일주일의 기간 안에서 북빌딩 날짜를 결정할 수 있다. 이틀로 제한됐던 북빌딩 시기를 5영업일 안에서 조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발행 자율성이 보다 강화된 만큼 시장 변동성 등에 대한 대응력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A 업계 관계자는 "이틀 내에서 발행 일정을 조율하던 데에서 이젠 일주일 중 하루 단위로 북빌딩 시기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B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이틀가량으로 북빌딩 일정을 제한하는 게 글로벌 시장 관점에선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며 "발행사가 적정 발행 시기를 판단할 수 있도록 윈도우 일정을 확대한 건 이전보다 진일보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확대 속 일정 선점 관건
일주일에 두세곳의 발행사가 윈도우를 받게 되면서 자체적인 북빌딩 일정 조율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율성은 강화됐지만 주당 북빌딩에 나서는 기업의 수에는 큰 변화가 없는 터라 결국 조율 후 순차적으로 시장을 찾지 않겠냐는 설명이다.
기획재정부는 윈도우 일정을 일주일로 늘리면서 주당 두세곳의 발행사를 배정했다. 달러채 기준 월·화요일, 수·목요일로 주당 두 곳의 발행사에 일정을 주던 과거와 비교해 기간은 늘었지만, 기업 수 측면에선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발행사가 늘어나면서 이틀씩 배정하려면 날짜상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이제 일주일이라는 시기 안에서 발행사끼리 날짜를 조율해야 하는 터라 제도 시행 이후 드러날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발행물이 몰려나오는 상황 등도 염려하고 있다. 일주일 내 조달에 유리한 시기가 특정될 경우 기업들이 동시에 북빌딩에 나서지 않겠냐는 설명이다. 이 경우 수급 측면의 파장을 미칠지를 살피는 모습이다.
발행사의 의지나 다수의 딜을 주관하는 투자은행(IB)의 조율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신용등급 또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D 업계 관계자는 "앞선 발행물이 낮은 금리로 발행해야 후발주자 또한 부담이 덜하다 보니 자연스레 크레디트가 높은 기관이 선발행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phl@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