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5일 서울채권시장은 2월 금융통화위원회와 경제전망 등을 소화하면서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금리 결정뿐 아니라 소수 의견, 포워드가이던스, 수정 경제전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기자간담회 등 주요 요인을 조합한 수많은 시나리오가 가능한 금통위여서 어느 때보다 예측이 어렵다.
시간대별로 하나하나씩 내용이 공개될 때마다 시장에서는 급격한 반응이 나올 수 있어 보인다.
시장 참여자들은 대체로 '매파적 인하'를 전망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2분기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얼마나 열어두느냐에 따라 금리 방향이 결정될 듯하다.
우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서 한 차례 확인할 수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1.5%로 하향 조정된다면 시장은 2분기 내 금리 인하 기대를 다시금 공고히 할 듯하다.
한은이 지난 1월 블로그를 통해 이미 제시한 1.6% 수준에 그친다면 크게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
올해 물가성장률 전망의 경우 조정될 수도 있지만, 2.0%를 넘지 않는다면 한은이 경기에 더욱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는 시각을 크게 훼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워드가이던스를 통해서도 2분기 내 금리 인하 기대를 얼마나 살려두느냐에 따라 이에 기대서 강세를 시도하고자 하는 심리가 커질 수 있다.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에서는 최종금리에 대한 힌트에 주목도가 높을 듯하다.
최근 최종금리 인식이 기존 2.25~2.5%의 레인지 중에서 2.5% 쪽으로 많이 몰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를 다소 흔들 수 있는 발언이 나온다면 시장은 급격하게 반응할 수 있다.
지난 1월 금통위에서 이 총재는 현 3.0%의 기준금리는 대외 부분이나 금융안정을 고려한 중립금리의 상단에 자리 잡고 있고, 상당한 스피드로 중립금리를 향해 가고 있다고 발언한바 있는데 이에 대한 최신 인식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한 이 총재의 평가에도 주목된다.
우리나라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자동차 및 반도체 관세가 오는 4월로 예고된 상황에서, 정책의 강도 및 속도에 대해 이 총재가 어떻게 판단하는지가 중요하다. 이와 관련한 한은의 성장률 전망 시나리오 분석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지난주 여야정 국정협의회를 거치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의 속도가 여전히 더딜 것으로 한 번 더 확인된 상황에서의 이 총재의 견해도 관건이다. 앞서 이 총재는 15조~20조원 규모의 추경을 하면 올해 성장률이 약 0.2%포인트 올라갈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는데, 시기가 점차 늦어지는 상황에 대한 판단이 관심사다.
이같은 2월 금통위를 거치면서 외국인이 최근의 국채선물 순매도 추세를 바꿀지에도 주목도가 높을 듯하다.
외국인은 금통위 전날인 전일까지 3년 국채선물을 순매도하면서, 막판까지 금통위 경계심을 갖고 고심하던 시장 참여자들을 더욱 심란하게 만들었다.
전일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7천842계약 순매도했다.
앞서 외국인은 지난 1월 금통위 직후부터 3년 국채선물을 큰 틀에서 순매수해왔는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 외신 인터뷰를 통해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냈던 지난 6일부터는 방향을 한순간에 바꿨다.
이후 전일까지 총 5만계약 이상 순매도했는데 그사이 순매수한 날은 지난 18일, 20일 등 2거래일이 전부였고, 규모도 4천여계약에 불과했다.
대체로 외국인이 글로벌 관점에서 원화채를 숏(매도)하고 미국채 등을 롱(매수)하는 매매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보고 있기도 하면서, 그간 금통위 베팅에서 외국인의 적중률이 높았던 터라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
그나마 대외금리가 최근 강세 분위기로 다소 전환한 것은 우리도 덜 밀리거나, 혹은 강해질 수 있는 여지를 주기도 한다.
간밤에도 미 국채 금리는 강세 흐름을 보였다. 전 거래일 미 국채 2년 금리는 2.50bp 내린 4.1770%, 10년 금리는 3.30bp 하락한 4.4020%로 나타났다.
2월 금통위를 거치며 예상보다 덜 매파적이라는 시각이 확산한다면 최근 온전히 연동되지 않던 대외금리를 마음 편하게 따라가는 흐름이 이어질 수도 있어 보인다.
수급상 국고채 20년물 입찰이 7천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입찰이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 직전에 이뤄지는 만큼, 이후 시장금리 추이에 더욱 시장의 관심이 쏠릴 듯하다. (금융시장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