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요빈의 외환분석] 보이지 않는 벽

2025.02.25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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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요빈의 외환분석] 보이지 않는 벽



(서울=연합인포맥스) 25일 서울 외환시장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외국인이 주도한 달러 숏(매도) 심리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전장 달러-원은 두 달여 만에 1,420원대에 진입했다. 주말 사이에 역외 환율이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10원 넘게 내려왔다. 레벨 상 저점은 1,424원까지 낮아졌다.

달러-원은 오랜만에 큰 폭으로(6.90원) 하락하면서 글로벌 방향성을 따라갔다.



◇ 뉴욕증시, 레벨 부담 계속…위험회피보다 달러 약세 재료

최근 달러화 약세는 자산성과가 주춤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미국 3대 지수는 연초 이후 부진하다. 다우지수가 2.52% 상승했고, 나스닥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9%와 1.95%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유럽증시는 두 자릿수 급등했다. 독일(11.99%)과 프랑스(9.43%), 이탈리아(11.92%) 등 상승 폭이 컸다. 영국 증시는 4.83% 상승했다.

우리나라 코스피는 9% 넘게 상승했다.

지난해 미국 증시는 독주한 데 따른 레벨 부담이 작용하고, 그 사이에 주요국 증시가 반등하는 양상이었다.

이러한 증시 흐름은 통화 가치에도 똑같이 반영됐다.

최근 미국 지표 둔화가 전반적인 위험회피 심리를 가져오기보단 달러화 자산의 조정 재료로 작용했다.

뉴욕증시 하락이 달러 강세를 촉발하던 것과 다른 흐름이었다.

간밤 뉴욕증시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 투매가 이어지면서 나스닥지수를 1.21% 끌어내렸다. S&P500지수도 0.50% 밀렸다.



◇ 또 금통위 겹친 외국인 달러선물 폭풍 매도…반년 만에 온도 차

다만 전반적인 큰 틀에서 달러 약세는 유효해 보인다.

전장 역외 매도세가 강하게 유입했다. 외국인은 달러 선물을 6만3천여계약 팔았다. 일별로는 작년 8월 19일(11만8천318계약) 이후 가장 많았다.

당시(8월) 달러-원은 장중 25원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다만 전날 달러-원 하락 폭은 제한적이었다. 정규장 저점은 1,424원이었지만, 연장 시간대에 하락세를 축소해 새벽 2시 마감가를 1,430원대로 되돌렸다.

이러한 차이는 외국인 달러 선물 매도가 공통으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작년 8월만 해도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가까운 때에 금리 인하가 예상됐고, 한은은 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렸다. 실제로 연준은 9월에 빅컷(50bp)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한은은 만장일치로 8월 동결한 후 10월 금리 인하에 돌입했다.

현재 양국 간 상황은 정반대로 바뀌었다.

이날 한은 금통위에서 시장은 금리 인하를 재개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지난달 금리 동결 후 성장률 둔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다만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상반기 1회 가능성을 두고 축소하는 양상이다.

통상 금리 인하는 해당 통화 약세 재료로 작용한다. 한은이 발표하는 성장률 전망치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한다면 원화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할 경우 코스피 투자 유인은 자연히 떨어진다.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은 성장률이 관건이다.

현재 달러-원은 차트상 하단이 열린 상태다. 단기(5일) 이평선이 60일 이평선을 뚫고 기술적 지지선은 보이지 않는다.

이 밖에 120일 이평선은 1,399원대. 200일 이평선은 1,390원에 자리잡고 있다.

이에 단기적인 낙폭은 클 수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S&T 연구원은 자체 모델로 분석한 적정 환율은 전장 기준 1,380원대로 내려왔다고 진단했다.



달러-원 환율 및 이동평균선 차트

출처:연합인포맥스





하지만 국내 성장률 둔화와 금리 차 확대, 코스피의 취약한 투자심리는 역외의 매도 심리를 차단하는 벽이 되고 있다.

전날 역내에서는 결제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 장에서 주목할 만한 지표는 없고, 국내에선 오후 2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종 변론이 열린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428.0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고 전했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1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27.40원) 대비 2.75원 오른 셈이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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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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