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대표 해운株…미국 견제구에 희비 엇갈려
"중국산 선박 비중 낮은 HMM 반사 수혜"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해운사 주가가 미국의 '중국 조이기' 영향 등으로 다르게 움직였다.
24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전일 HMM이 7.12% 급등한 2만 원에 마감됐고,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코스코해운이 2.58% 하락한 13.98위안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코해운은 중국 국영해운사로 중국원양해운그룹 산하 상장사다. 주요 사업으로 컨테이너 해상 운송 등을 영위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미주 매출 비중이 23.51%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약 1천784억 위안(약 35조1천359억 원)으로, HMM(시총 약 17조6천200억 원)보다 두 배 이상 덩치가 크다.
코스코해운 주가가 하락한 것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조치 발표 때문이다.
지난 21일 미 무역대표부는 중국 선사와 중국산 선박과 관련된 국제 해운 서비스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해양·물류·조선 산업 장악력을 고려한 조처다.
구체적으로는 중국 선사의 선박이 미국 항구에 입항할 때마다 선박당 최대 100만 달러(약 14억 원))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선박 용적물에 톤당 최대 1천달러(약 144만 원) 등이 포함됐다. 중국산 선박을 가진 타국 해운사도 수수료 부과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상무부는 23일 입장문을 통해 "미국이 사실과 다자 규칙을 존중하고 잘못된 처사를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해운업에서는 코스코해운이 규제의 직격타를 받게 된 한편 코스코가 소속된 오션 얼라이언스의 대응이 변수"라고 해설했다.
오션 얼라이언스는 프랑스와 대만 해운사 등도 소속된 해운연맹이다.
반대로 HMM 주가가 폭등한 배경에는 반사이익 기대감이 작용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선사가 받을 피해가 크기에 중국산 선박 비중이 낮은 HMM의 반사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중장기적 전망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국내 선사도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기에 수수료 조치를 완전히 피할 수 없다.
정 연구원은 향후 컨테이너 선사가 중국산과 비(非)중국산 선박을 구분해 미주 노선을 운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에 해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운사 중 중국산 선박 비중이 낮은 업체는 찾기 쉽지 않다"며 "(미국의) 수수료 부과는 공통적인 비용 증가 요인이기에 (증가분을) 운임에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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