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키워드②] 가상자산 대통령 공언했는데…실제 수혜 이어질까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정필중 기자 = 가상자산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 때 가상자산 시장 내 수혜가 지속될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연합인포맥스가 언론진흥재단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국내 언론 보도를 분석한 결과 관세 이슈 외에 비트코인(34.38)이 대표 연관 키워드로 제시됐다. 기사 1천건 기준 키워드들의 연관된 정도를 나타내는 상대적 지표에서 비트코인이 상위권을 보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 가상자산 정책을 당선 후에도 줄곧 재창해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폴 앳킨스가 지명됐는데, 그는 대표적인 친 가상자산 인물로 평가받는다. 앳킨스는 가상자산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게리 겐슬러 전 SEC 위원장과 달리 디지털상공회의소 자문 위원회 등을 역임하며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SEC,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이 협업하는 가상자산(Crypto) 태스크포스(TF)를 취임 직후 출범시켰다.
가상자산 TF는 가상자산 증권성 분류 기준과 SEC 규제 관할권의 명확화, 신규 코인상장(ICO) 발행 등록 경로 수정 등의 주요 과제를 살펴볼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디지털자산시장 워킹그룹'을 설립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미국 최초의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 관련 워킹그룹이 출범된 것으로 워킹그룹은 180일 이내에 국가경제정책보좌관에게 규제·입법 제안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특히 비트코인의 전략 자산 비축 등 대선 후보 시절부터 언급한 가상자산 정책들의 실질적 추진 가능성이 워킹그룹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돼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며 1비트코인(BTC)당 10만달러를 돌파했다. '오피셜트럼프'라는 트럼프 관련 밈 코인도 상장되기도 했다.
다만 현재까지 실질적인 가상자산시장 정책이 나오지 않은 만큼 가상화폐 가격은 상단이 막힌 흐름을 보인다.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9만2천달러선까지 내리며 가격 조정을 받고 있다. 트럼프 밈 코인은 고점 대비 70% 넘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 21일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 소행으로 의혹받고 있는 해킹 사건도 발생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한 곳인 바이비트(Bybit)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14억6천만 달러의 가상화폐가 해킹으로 탈취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과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 등이 위험자산 시장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가운데 시장 내 악재가 겹겹이 쌓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소비심리 위축 부담과 가상자산거래소 해킹 사건 등으로 당분간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비트코인의 전략자산 비축에 대해 워킹그룹에서 구체적인 타임라인이 발표되지 않는다면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현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 내에서 전략자산 추진 일정이 구체적이지 않으면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보면서 시장이 실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한 달러 패권 강화를 그리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발표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이 기대감을 앞서 반영한 만큼 구체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달러화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 국채를 매수해 이를 담보로 발행되는 경우가 많아 유통량 증가가 미 국채 수요 확대로 이어진다.
또 하나의 실효적 정책으로 주목받는 것은 국부펀드 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편입 여부다.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 재무부와 상무부에 국부펀드 설립을 지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 국부펀드가 실질적인 가상자산 시장의 수요처로 작용하면 다른 연기금 큰손 등의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타 국부펀드에서 비트코인을 자산에 담는 사례가 관측되고 있다. 미국 13F 공시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규모 3위 국부펀드 무바달라가 지난해 4분기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비트코인 전략 보유, 알트코인 현물 ETF 등의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며 "상반기 중 부채한도 협상 난항 시 비트코인의 반사 수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윤해리 제작]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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