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배경과 전망] 환율 안도…경기 부양 시급

2025.02.2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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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배경과 전망] 환율 안도…경기 부양 시급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외환시장 불안이 다소 진정된 가운데 둔화하는 경기 대응이 시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상계엄 정국 등으로 한때 1,500원을 위협했던 달러-원 환율은 상당폭 하향 안정됐다.

반면 올해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보다 상당폭 낮은 1%대 중반 성장도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재가 중첩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조기 종료 가능성이 대두되는 점은 빠른 금리 인하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한은은 25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75%로 25bp 인하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연속으로 금리를 내린 이후 1월 회의는 동결했지만, 이번 달 다시 인하 버튼을 눌렀다. 최근 네 번의 회의에서 세 차례 금리를 내렸다.

◇환율 불안 진정…이제는 경기 부양

이번 금리 인하는 시장이 예상했던 결과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19일 국내외 금융기관 21곳을 대상으로 기준금리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20곳(약 95%)이 25bp 인하를 예상했다.

대내외 악재가 중첩되면서 올해 성장 전망이 급격히 나빠진 상황이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 1월 금통위에서는 이례적으로 성장률 하향 조정을 예고하면서 1.6%~1.7%에 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1.6% 성장 불투명하다는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신행정부의 관세 압박이 본격화하면서 그동안 우리 경제를 떠받쳐온 수출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내수도 국내 정국 불안과 지방 중심의 건설 경기 부진 등으로 좀처럼 반등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 방어의 다른 한 축을 맡아야 할 재정정책은 여야 간 추가경정예산(추경) 세부 방안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는 등 아직 가시적인 진전이 없다.

금통위가 금리 인하를 더 미룰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셈이다.

지난 달 금리를 내리지 못한 걸림돌이었던 외환시장 상황은 어느 정도 안정됐다. 달러-원은 전일 1,420원대를 기록했다. 비상계엄 사태 직후 1,480원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 내린 수준이다.

금통위원들은 지난 1월 회의에서 경기 상황만 보면 금리를 내려야 하지만, 환율 문제를 감안해 동결한다고 밝힌 바 있다.

◇2분기 한 번 더 내리나…선제 안내 주목

이달 금리 인하는 예정됐던 만큼 시장의 관심은 다음 인하 시점과 향후 가능한 추가 인하 폭에 맞춰져 있다.

잠재성장률을 훌쩍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 여건만 보면 추가 금리 인하는 불가피하다는 데 이견이 많지 않다.

관건은 추가 인하 여력이다. 올해 연준이 금리를 한 번만 내리거나, 혹은 내리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만큼 금통위가 국내 여건에만 집중해 통화정책을 결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를 멈춘다고 하면 한은이 한 번만 더 내려도 금리 역전 폭이 이번 인하 사이클 돌입 전이자 역대 최대였던 2%포인트로 되돌려진다.

특히 양국의 통화정책 방향 자체가 반대라는 인식이 고착되면 자본 유출 위험 등에 한층 더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이 총재는 지난 1월 금통위에서 양국 금리차 2% 등 절대적인 수치가 아니라, 경제 상황에 따라 금리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런 상황까지 가지 않았으면 한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중립금리 수준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도 한은의 행보를 제약할 수 있는 요인이다. 한은은 1월 회의에서 대외 및 금융안정을 고려해 다소 높은 중립금리를 준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3.0%가 해당 중립금리의 상단 범위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향후 추경 편성 등 재정의 역할이 가세하면 경기 부양의 부담도 다소 줄어들 수 있다.

그런만큼 최근 시장에서는 한은이 추가 한차례 정도만 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불거지기도 했다.

연준의 인하 사이클 자체는 아직 유지되고 있는 만큼 한은의 추가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는 인식도 적지 않다.

재정과 통화정책을 총동원한 적극적인 경기 부양을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외환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도 팽팽하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에따라 이번 금통위 위원들의 포워드가이던스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2분기인 4월과 5월 회의를 뜻하는 향후 3개월 시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위원이 다수면 연내 두 차례 정도의 금리 인하 기대가 유지될 수 있을 전망이다.

반면 대부분 위원이 3개월 내 추가 인하 가능성에 부정적이라면 연내 인하가 한 차례에 그칠 수 있다는 인식이 급부상할 수 있다.

금통위 전경

연합뉴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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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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